"변하지 않으면 못버틴다"…보폭 넓히는 중견건설기업들

배규민 기자
2015.08.28 05:35

재개발 재건축서도 두각, 상가 운영 유통 물류업까지 진출

@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이너

중견건설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한 생존 모색에 나선다. 단순 시공에 그치지 않고 직접 운영으로 수익을 내거나 아예 비건설분야까지 보폭을 넓힌다. 변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할 수 있다는 깊은 위기의식이 담긴 것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지난달 울산 우정동 지역주택조합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논의 중인 세부안이 확정되고 시공사로 결정되면 올해만 5번째 도시재생사업(재건축·재개발)을 수주하게 된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4월 부산 연산3구역 재개발 수주를 시작으로 현재 재생사업 관련 수주잔액이 약 1조500억원에 달한다. 올들어 7월에만 청주, 광주(전라), 창원의 재개발사업장에서 총 7059억원의 공사를 따냈다.

반도건설은 2012년부터 대형건설업체들의 주무대인 도시정비사업에 뛰어들었다. 공공택지개발은 땅이 제한적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도시정비사업팀을 확대하고 외부인력도 적극 영입했다. 대형업체들의 영향력이 비교적 덜한 지방과 수도권 사업장을 목표로 가격경쟁력과 그 지역의 특색 및 소비자의 성향을 맞춘 상품으로 공을 들여왔다.

시공범위도 아파트에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로 확대한다. 주상복합 공사경험이 많은 박현일 삼성물산 주택사업부장을 주택·토목사업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 부사장은 삼성물산 재직 당시 서울 잠실 46층 주상복합 ‘갤러리아팰리스’의 현장소장을 지내는 등 각 지역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주상복합 공사에서의 경험이 풍부하다.

당장 오는 10월 47층 규모의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7차와 42층인 8차 분양을 앞뒀다. 주상복합상가는 ‘카림애비뉴’라는 별도 브랜드를 만들었다. 스트리트형 상가로 공동디자인을 맡은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에서 이름을 따왔다.

일부 상가는 직접 임대운영해 수익을 내고 상권이 형성된 뒤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카림애비뉴’ 매장은 현재 세종, 동탄2, 김포에 있다.

오는 10월 동탄2에서 ‘카림애비뉴2’가 분양된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729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의 시공을 맡았으며 지분 10%를 보유 중이다. 이와 별도로 민간임대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호반건설 역시 4년 전부터 도시재생사업 진출을 위해 전담팀을 만들고 발판을 닦아왔다. 그 결과 올해 처음으로 광주광역시(계림8구역 재개발, 중흥건설 공동 시공)와 경기 광명(10R구역 재개발)에서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업계에선 가장 먼저 ‘상가 임대운영’이란 사업모델로 성공을 거둬 새 바람을 몰고왔다. 호반건설의 상가브랜드 ‘아브뉴프랑’은 복합형 수익사업이다.

주상복합건물을 지어 아파트는 분양하고 상가는 직영임대하는 방식이다. 2013년 판교에 1호점을 냈으며 최근 광교에도 2호점을 열었다. 현재 KTX광명역세권, 하남 미사, 시흥 배곧, 광주광역시에서 추가 오픈을 준비 중이다.

2013년 사명에서 ‘건설’을 떼어낸 한라는 아예 비건설부문으로 영역을 적극 넓힌다. 물류사업 진출이 대표사례다. 지분 33.7%를 보유한 동탄물류단지를 활용, 물류사업 본격화를 선언했다.

해외브랜드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무역업이나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사업, 중저가의 비즈니스호텔 건립 및 운영도 타진 중이다. 이 가운데 물류·무역·유통 등의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서울 금천구 가산동 현대아울렛 지분 일부를 보유 중이다.

중견건설업체들의 이런 행보는 존속 여부에 대한 강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한 중견건설기업 임원은 “그동안 업체들이 해온 신규분양시장은 이미 한계가 있다”며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5년 내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중견건설업체 관계자 역시 “중견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도 한계가 분명하다”며 “어떻게든 국내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데 살아남기 위해선 기존 사업을 확장·융합하거나 아예 다른 사업을 추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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