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가 백조가 되기까지"…교통·녹지·가격 '삼박자'

남양주(경기)=송학주 기자
2015.10.03 05:45

[부동산 '후']비닐하우스촌에서 신도시로 탈바꿈한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공사현장. 붉은 속살을 드러낸 드넓은 부지엔 관로 매설공사가 한창이다. / 사진=남양주(경기) 송학주 기자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자동차를 타고 40여분을 달려 도착한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현장. 도로 곳곳엔 덤프트럭이 바삐 오가고 있었고 붉은 속살을 드러낸 드넓은 부지엔 관로 매설공사가 한창이었다.

사업 시행자인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시작된 부지 조성공사의 평균 공정률은 어느덧 25%를 넘어섰다. 2018년이면 51만㎡의 녹지를 품은 신흥 주거도시로 탈바꿈한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다산신도시는 경기도시공사가 광교신도시에 이어 두 번째로 단독 시행하는 신도시급 규모의 공공주택사업지구다. 경기 남양주시 지금·도농·가운·수석·일패·이패동 등 일대 271만㎡ ‘진건지구’와 204만㎡ ‘지금지구’에 총 3만1892가구의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학교, 관공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만 9조3128억원. 고필용 다산신도시사업단장은 “지난해까지 각종 보상·철거가 대부분 마무리돼 98% 정도 완료됐다”며 “총 4개 공구로 나뉜 다산신도시의 10월 현재 전체 공정률은 25% 수준이지만 일부 공구는 40%를 넘어서는 등 연말까지 45%를 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비닐하우스촌이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지만…

원래 이곳은 2000년대 후반까지 거의 개발이 안된 지역으로 주민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화훼와 채소농사로 생계를 이어간 곳이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 ‘제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에 포함되면서 개발이 가시화됐다.

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 서민을 위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 공공이 직접 공급하는 중소형 분양·임대주택으로 2009년부터 4차에 걸쳐 지정됐다. 수도권의 주택공급이 핵심이어서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도심 접근성이 좋고 분양가도 낮아 ‘반값 아파트’로 청약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남양주 진건보금자리지구 역시 2차 6개 지구 중 가장 규모가 큰 신도시급으로 개발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컸다. 특히 한강을 지나 강동대교를 경유할 경우 잠실에서 자동차로 20분대에 도착할 수 있고 강남까지도 30분대여서 입지적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사업을 시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2차지구 역시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0년에 보상이 시작돼야 했지만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LH가 사업권을 경기도시공사에 넘겼다.

이후 공사는 진건보금자리지구만으론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국민임대주택지구였던 지금지구를 통합, 현재의 다산신도시 브랜드를 내세워 개발에 나섰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광교신도시를 비롯한 주요 사업들의 잇따른 차질에 공사의 명운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높았다.

다산신도시사업단 관계자는 “다산신도시를 위기가 아닌,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다른 사업지구와의 차별화에 집중했다”며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을 유치하는 한편 남양주시 2청사와 교육청 등 공공기관들을 중심으로 한 행정타운 등을 조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광역 조감도. / 자료제공=경기도시공사

◇서울 근교 입지 내세워 최근 ‘흥행몰이’

다산신도시는 수도권 동북부내 구리-도농-호평으로 연결되는 동서 발전축과 별내-갈매-하남미사-위례를 잇는 남북 발전축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현재는 낙후된 이미지가 강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서울과 가깝다는 것이 장점이다.

2022년 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이 개통되면 잠실역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구리IC, 남양주IC, 토평IC와 인접하며 북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 경춘로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하는 단지인 만큼 녹지가 풍부하다는 것도 강점. 황금산, 문재산, 왕숙천 등 산과 하천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으며 중앙공원, 선형공원, 수변공원 등 6개 주제공원이 지구 곳곳에 조성된다. 공사는 이들 주제공원을 중심으로 다산 정약용의 감성을 담은 ‘다산 8경’을 재현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는 인근 별내신도시의 3.3㎡당 평균 1100만~1200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 4월 경기도시공사가 민간참여 공동사업으로 분양한 ‘자연앤e편한세상’과 ‘자연앤롯데캐슬’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마감하는 등 흥행했다.

‘자연앤e편한세상’은 968명 모집에 3232명이 몰려 3.27대1, ‘자연앤롯데캐슬’은 844가구 모집에 3721명이 접수해 4.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00만원 중반대였다. 이달 초 유승종합건설이 선보인 지구 내 첫 민간분양 아파트 ‘다산신도시 유승한내들센트럴’ 역시 평균 3.6대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분양가는 공공분양보다 다소 비싼 3.3㎡당 평균 1060만원이었다.

이에 다른 민간업체들도 당초 올 12월 분양 예정에서 2~3개월가량 앞당겨 이달 분양에 나선다. 공급물량만 2200여가구에 달한다.

주택시장 호황과 다산신도시의 입지 및 교통요건 등을 감안해 건설업체들이 경기도시공사에 요청한 결과다. 특히 한강을 마주하는 비슷한 입지의 미사강변도시가 최대 1억원가량의 웃돈까지 붙어 거래된다는 점도 분양시점을 당긴 이유란 설명이다.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시장 활황에 발맞춰 분양하려는 건설업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택지분양 시기를 앞당기면서 아파트분양 시기도 빨라졌다”며 “내년 나머지 택지도 부지조성이 완료되는 대로 분양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아파트 분양도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광역 교통도. / 자료제공=경기도시공사

◇인접한 ‘별내신도시’ 타산지석 삼아야…

그렇다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산신도시와 인접한 남양주 ‘별내신도시’ 역시 ‘수도권 동북부의 판교’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침체가 가속화되면서 2010년부터 3순위에서야 간신히 청약률 100%를 맞추거나 미분양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건설업체들의 밀어내기 분양물량이 많아지자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특히 인근 보금자리주택, 위례신도시 등 유망지역의 분양이 예고되면서 대기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초 분양 당시 5000만원 이상 호가하던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발생했다. 여기에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못하면서 ‘입주지연 연체료’까지 부담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초기 입주 시작과 함께 불거진 인프라 부족과 주거 불편 등으로 빈집이 늘어남은 물론 가격마저 하락하는 고질적인 ‘신도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별내신도시는) 부동산 호황에 공급물량이 많은데다 가뜩이나 주변에서 신규분양이 많이 이뤄지면서 가격하락을 부채질했다”며 “초기 입주민들은 사라진 웃돈과 함께 억대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다산신도시 역시 최근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만큼 별내신도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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