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동안 전셋집 구경도 못했어요"…씨마른 '매물'

김사무엘 기자
2015.10.13 05:21

[수도권에서 전세구하기]인천 계양·부평구

“여기도 전세 없어요. 지금 있는 매물도 두 달 만에 나온 거예요.”(인천 계양구 병방동 K공인중개소)

서울의 심각한 전세난을 피해 인천·경기 등으로 떠나간 ‘전세 난민’이 늘면서 수도권 전역에서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9일 오후 7시간여 동안 인천 계양구·부평구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소 20여곳을 돌아다녔지만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인천 지하철 임학역 인근 학마을서해·영남·서원아파트는 총 2996가구에 달하지만 구할 수 있는 전세는 영남 1개, 서원 1개뿐이었다. 매물로 나온 학마을영남 59㎡(이하 전용면적)의 보증금은 2억원이다.

올초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전세 실거래가가 1억6000만~1억7000만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9개월여 동안 3000만~4000만원 오른 셈이다. 같은 면적의 매매가는 2억4000만원 정도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3%에 달한다.

계양구 병방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은 지 18년 된 노후아파트여서 화장실·주방 개수대 등 시설보수가 필요하고 도배·장판도 새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옆 단지 서원아파트의 수선된 59㎡는 2억1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계양구는 공항철도 계양역에서 서울역까지 27분 만에 갈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인천 계양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보다 3.27% 상승했다. 이는 인천 평균 전셋값 상승률인 2.52%는 물론 서울 평균 상승률 1.86%를 상회하는 수치다.

병방동 H공인중개소 입구엔 서원아파트 59㎡ 전세가 1억8000만원이라는 시세표가 붙었지만 실제 들어가 문의하니 해당 매물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업소 관계자는 “3~4개월 전에 거래된 물건인데 아직 바꾸지 않은 것”이라며 “요즘 매물이 나오지 않으니 시세표 바꿀 일도 없다”고 말했다.

계양구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 부평구의 아파트 전세를 알아봤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부평구의 지난달 대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3.67%로 인천에서 가장 높았다.

부평구 갈산동 1534가구 규모의 하나·아주·동남·태화아파트를 취급하는 S공인중개소 대표는 “지난 6월 이후 전세 매물을 본 적이 없다”며 “올초 전세가 나와 예약한 고객들에게 문자를 돌렸는데 1시간 안에 4~5명이 답장을 보내와 순식간에 계약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갈산동은 길 하나 건너 한국 GM부평공장이 자리잡고 있어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부평구청역이 강남으로 향하는 서울 지하철 7호선과 연결돼 있어 인기가 높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설명했다.

갈산동의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하나·태화아파트 등에 지금 나온 전세 매물은 없는데 84㎡ 전세는 2억5000만원 정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하나아파트 84㎡ 17층 전세가 1억9000만원에 계약됐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전세난에 서울에서 밀려 인천으로 들어오는 인구가 늘면서 인천의 전세난도 더욱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서울에서 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긴 순이동자(전입자 수-전출자 수)는 701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36명)보다 22.3% 증가했다.

계양구 병방동 P공인중개소 대표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이나 신혼부부들이 싼 전세를 찾아 인천으로 오지만 이곳 전세도 요즘 많이 올랐다”며 “2억원 전세가 비싼 것은 사실인데 안타깝지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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