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건축물' 과태료 깎아주는 국토부

송학주 기자
2015.12.22 05:22

위반건축물 이행강제금 차등부과…"가중항목 넣은만큼 감경부문 신설"

정부가 건축규제 완화를 내세워 '불법(위법)건축' 행위자에게 부과하는 이행강제금을 줄여주기로 해 논란이다.

최근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불법 증개축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일선 행정기관들이 일손부족을 이유로 제대로 단속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이행강제금마저 줄어들 경우 불법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일률적으로 시가표준액 100분의50에 위반면적을 곱해 산정하던 위반건축물 이행강제금을 위반내용에 따라 차등 부과하는 ‘건축법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18일부터 입법예고했다. 위반내용의 경중이 다름에도 일률적으로 이행강제금이 부과돼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는 개정안을 통해 이행강제금을 △용적률 초과 10% 경감 △건폐율 초과 20% 경감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30% 경감 등으로 차등 적용키로 했다. 허가받지 않은 경우에만 현행대로 부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경감해주는 셈이다.

이를테면 시가표준액이 1㎡당 200만원인 지역에서 10㎡를 신고없이 증축한 경우엔 현재 1000만원인 이행강제금이 개정안 시행 후 700만원으로 줄어든다. 위반행위가 적발돼도 임대 중이어서 당장 시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도 이행강제금은 경감된다.

다만 임대소득 목적으로 건물을 무단 용도변경하거나 허가 내지 신고없이 신·증축 또는 가구수를 증가한 경우엔 이행강제금을 가중하는 항목을 신설했다. 동일인이 최근 3년 내에 2회 이상 위반한 경우에도 가중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구체적인 가중 비율을 정하지 않아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규정에 따라 위반건축물로 적발되면 원상복구명령 후 2회에 걸친 촉구명령, 이행강제금 부과, 압류 등으로 이어지는 행정조치가 가해지지만 불법을 근절하기엔 지나치게 관대한 수준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행강제금이 부과돼도 건축주들이 아랑곳하지 않아서다.

이행강제금이 임대소득 등으로 얻는 이익에 비해 턱없이 낮은 데다 체납도 상습적으로 하는 게 현실이다. 압류 역시 해당 건물을 팔 때 밀린 체납액만 내면 풀리다보니 큰 문제가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다보니 불법건축물이 매매시 같은 규모의 대지나 건물들보다 훨씬 비싸게 팔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밀린 이행강제금은 매매시 ‘수수료’ 정도에 불과할 뿐"이라며 "현재와 같은 행정조치로는 불법을 막기 힘들어 보다 강력한 법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가 이행강제금을 경감해주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법건축물이 판치는 데는 허술한 법률 적용과 지자체의 방치가 한몫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불법을 양산하는 셈이다.

서울시내 한 구청 관계자는 "인원 부족으로 단속의 어려움과 건축법 처벌 규정이 미약해 그동안 불법이 방치된 게 사실"이라며 "강력한 제도 개선과 함께 행정기관의 엄정한 단속이 이뤄져야 불법을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나치게 획일적인 이행강제금 부과체계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행강제금을 더 부과하려 해도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법 개정이 쉽지 않다. 그나마 감경 부분을 신설했기 때문에 가중항목도 추가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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