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강화에 강남 재건축 시장도 '꽁꽁'

김사무엘 기자
2016.01.26 14:52

재건축 입주권·분양권 만기 일시상환 가능…시장 분위기에 재건축 단지 실거래가 하락세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작년 말부터 입주권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다음주부터는 주택담보대출도 규제 한다니까 요즘은 문의도 거의 없습니다."(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소)

"하루 종일 전화 한 통 없어요. 재건축을 완료하고 입주가 시작되면 보통 집값이 오르는데 지금은 오히려 조금씩 호가가 떨어질 정도에요."(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인근 공인중개소)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 시행을 일주일 앞두고 재건축 거래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재건축 입주권·분양권은 분할상환 대출 대상이 아님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를 우려한 수요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권 재건축에서조차 거래가 실종됐다는 분석이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권에 재건축이 진행 중이거나 최근에 완료된 단지들의 매매가가 최근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송파구 가락동에 9510가구 대규모로 단지로 조성돼 관심을 모았던 송파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의 경우 지난해 11월 7억950만원에 거래된 59㎡(이하 전용면적)가 이번달에는 약 4000만원 떨어진 6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84㎡ 역시 10월 8억5000만원에서 이달 8억2000만원으로 3000만원 내린 가격에 손바뀜이 일어났고 전반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하향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 준공 승인을 받고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대치청실아파트 재건축) 역시 매매가가 소폭 조정됐다. 14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84㎡ 입주권은 이달 14억15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114㎡의 경우 지난해 11월 19억5000만원에 됐지만 그 다음달에는 3억원 이상 떨어진 16억2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맘때 쯤이면 학군이 좋은 대치동으로 이사오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은 거래가 뚝 끊겼다"며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식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실제 강남 3구의 재건축 단지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의 재건축 매매가는 12월 둘째주 이후 6주 연속 값이 떨어졌고 서초구는 전주 대비 0.51%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주택자금 마련 대출 정책이 까다로워 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위축된 소비 심리가 재건축 시장까지 번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에서 신규 주담대를 받는 경우 거치식 일시상환이 아닌 비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이 적용된다.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 끼어있는 기존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대출 승계가 아닌 신규 대출로 취급해 구매자는 원리금과 이자를 분할 상환 해야 한다.

다만 재건축·재개발 주택에 대한 이주비대출과 추가분담금에 대한 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은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상에서 예외로 적용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부동산 시장 전체에 대한 규제로 해석되면서 강남권을 포함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가계 대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급 반전됐다"며 "현재 시장에서는 공급과잉이나 금리인상보다 정부의 대출 규제를 더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주담대 여신심사 강화로 당분간 주택 매매 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거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는 이를 부동산 시장 규제 신호로 해석하면서 투자 심리가 더 얼어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어 "정부의 여신 심사 강화방안은 과도한 가계 부채를 조정하기 위한 대책이지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도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침체되지 않도록 속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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