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처음 이곳에 입주할 때만 해도 주변이 온통 다 논밭이었어요. 당시엔 지하철 역사만 덩그러니 있고 상가도 별로 없고 비닐하우스만 가득했죠."(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동 주민)
'미분양 무덤'이라 불리던 고양시 삼송지구가 지난해부터 서울 서북부 주거지로 새롭게 '환골탈태'하고 있다. 인근 기존 주거지인 일산신도시와 가격 격차를 벌려 가며 현재는 3.3㎡당 매매가가 1300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입주 5년차를 맞으면서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는 가운데 지난 2월엔 신분당선 연장선이 동빙고를 지나 삼송지구까지 연결되는 계획안이 확정되면서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편의시설만 확충된다면 삼송지구가 서북부 대표 주거단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송동 인근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분당선 연장선 소식이 발표되고 난 뒤에 매물을 찾는 문의전화가 부쩍 늘었다"며 "올해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이 곳은 개발 호재가 많아 나오는 매물 자체가 없다"고 귀띔했다.
◇'비닐하우스촌'에서 신도시로 환골탈태
서울 은평구와 일산신도시의 중간지점에 있는 삼송·원흥지구는 올해로 입주 5년차를 맞았다. 이 사업지구는 2004년 고양시에서 사업시행을 인가, 2007년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했다. 2012년 말 첫 단지 입주가 시작됐다.
하지만 2014년도 말까지만 해도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리며 아파트는 물론 상업용지마저 팔리지 않아 골치를 썩었다. 지난해 본격적인 부동산 훈풍이 불면서 미분양이 모두 소진됐으며 상업·업무시설용지 대다수가 분양 완료됐다.
실제로 삼송·원흥지구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덕양구 동산동 '동산마을22단지 호반베르디움' 84㎡(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지난해 초 3억9000만~4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3월엔 5억원에 실거래됐다. 1년새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른 것이다.
원흥지구 역시 가격이 부쩍 올랐다. 원흥동 '계룡리슈빌' 84㎡는 지난 3월 4억67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전만 해도 4억1000만~4억2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원흥지구는 일부 민간분양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단지 전부가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돼 가격 상승 속도가 낮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신세계복합쇼핑몰과 이케아 2호점이 들어선다는 소식과 함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GTX·신분당선 연장선 등 교통인프라 '관건'
이를 반영하듯 삼송·원흥지구가 위치한 덕양구는 최근 5년간 연평균 3900가구씩 유입되는 수준으로 가구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15만3342가구 △2012년 15만4549가구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엔 17만4272가구를 기록했다. 인구 수도 2011년 39만1832명에서 2015년 44만1988명으로 13% 증가했다.
삼송지구에 분양을 하고 있는 한 분양상담사는 "서울의 높은 집값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삼송이나 원흥으로 많이 몰려 인구 증가 대비 공급 물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신혼부부 등 20∼30대 전입 비율이 40%에 달해 중소형 주택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송역 등 일부 지역은 그린벨트 해제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1종 주거지역으로 묶여 개발이 쉽지 않아서다. 예산 부족으로 도로도 정비하지 않아 슬럼화되고 있는 곳도 있다.
아직 교통이나 편의시설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실제 지하철역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신규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가기 위해선 마을버스를 타야 하는데 이마저도 많지 않다.
삼송·원흥지구의 흥망은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와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GTX가 개통되면 일산에서 강남 삼성동까지 83분 걸리던 시간이 22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만일 원활하게 개통되면 이 지역 부동산시세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GTX·신분당선 호재가 영향을 미치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택지분양도 대부분 끝난 데다 도시 인프라도 상당히 완성됐다"며 "여러 개발 호재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이후의 삼송·원흥지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