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A씨(35)는 전세 집 구하기를 포기했다. 물건 자체가 거의 없고 어렵게 찾더라도 전세가율이 90%에 달해 깡통 전세가 걱정돼서다. A씨는 결혼하더라도 당분간 지금 오피스텔에 살면서 서울 보다는 가격이 낮은 경기도에 신규 아파트 분양을 알아볼 생각이다.
봄 이사철과 신혼부부의 전세 수요 증가에 재개발 이주 가구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서울을 떠나는 탈 서울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수도권의 전세가는 전주 대비 0.05% 올랐다. 서울의 상승폭은 0.07%로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0.04%)의 약 1.8배에 달한다. 강남이 0.06% 강북이 0.08% 올랐다.
임희열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장은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수요 대비 전세 물량 부족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은 이주 수요까지 몰리면서 전세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의 재건축 이주 가구 수는 2만1247가구로 추산됐다. 상반기에 8538가구, 하반기에는 이보다 4171가구 더 많은 1만2709가구가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봄 이사철인 지난달부터 다음 달까지 서울 내의 재건축 이주물량은 개포시영, 개포주공 3단지 등 총 3130가구다. 다음 달부터는 강동구 고덕주공 7단지(890가구)의 이주가 시작된다.
강동구는 하반기에도 △고덕주공5(890가구) △고덕주공6(880가구) 아파트의 이주가 예고돼 있다. 아직 구체적인 이주계획이 정해지지 않은 강동구 둔촌주공 1~4단지(5930가구)의 이주 시점이 하반기로 확정되면 하반기 강동구의 이주 가구 수만 7700가구에 달한다.
강동구는 지난해에도 고덕주공2, 삼익그린1 등 아파트의 이주가 몰리면서 3월~5월 동안 전세가격이 4.84% 올랐다.
강남 3구도 하반기 △개포주공4(2840가구) △잠원 한신6차(560가구) △반포 삼호가든3차(424가구) △서초 우성1차(786가구) 등이 이주를 앞두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인근 지역으로 싼 집을 찾아 떠나는 탈서울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인구는 13만7256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서울 전출자의 61.8%(8만4924명)은 주택 문제 때문에 서울을 떠났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 인구는 9만4768명이 순유입됐다. 이중 55.6%는 서울에서 넘어왔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는 늘어나는데 지난해에 비해 전세 물량 자체가 없다"며 "이주 수요가 집중되는 강동구의 경우 인근 경기도 구리·하남시까지 밀려가면서 해당 지역의 전셋값과 매매가까지 상승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전세난도 올해 비교적 신규 입주가 있는 지방보다 수도권이 심화되는 등 지역별로 차별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서울은 신규 입주가 늘어나는 내년과 내후년부터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