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날 때마다 청약 접수를 합니다. 웃돈 못 챙기는 사람이 바보 아닌가요."
모델하우스에 가면 방문객들로부터 어렵지 않게 듣는 이야기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신규 아파트 시장은 뜨겁다. 주말마다 수 만명이 모델하우스를 찾고 입지 좋은 아파트들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기록한다.
전세난에 매매로 돌아선 실수요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신규 시장을 두들긴 영향도 있겠지만 웃돈을 기대하고 뛰어든 투자수요도 적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2월27일자로 청약 1순위 조건을 완화해 수도권은 1년, 지방의 경우 6개월만 지나면 1순위 청약 자격을 갖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문제는 실수요자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위주의 원활한 주택수급을 위해 특정지역마다 일정 기간 동안 분양권 거래를 제한하는 '전매제한'을 두고 있다.
검찰이 세종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불법 전매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장에서는 불법 전매에 대한 경각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위법이라는 체감조차 낮다.
웃돈을 잘 받아주겠다는 모델하우스 앞의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관계자들은 "요즘 불법 전매 안 하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오히려 이상한 시선을 보낸다. "설령 적발되더라도 가벼운 벌금 정도"라며 안심시킨다.
분양권 불법전매를 하면 주택법 제96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적발이나 처벌이 이뤄진 전례는 드물다.
당국의 탓이 크다. 적발이 어렵고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불법 전매 과정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이견으로 고소·고발이 이뤄지는 경우 외에는 사실상 드러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의 외면 속에 부동산 시장은 불법이 만연하다. 이제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