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4억원대 래미안, 부산·대구에서도 와요"

배규민 기자
2016.08.05 04:09

장위뉴타운 1365가구 분양…역세권 아니지만 가격 경쟁력 실수요·투자수요 관심

서울 성북구 북서울 꿈의 숲 건너편에 위치한 장위2구역 공사 현장. 내년 11월 513가구가 들어선다. /사진=@배규민 기자

3일 찾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5구역.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인 덕선이네가 재개발 때문에 쌍문동을 떠날 때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이미 주민 상당수가 이주를 마친 상태로 주인 없이 방치된 주택과 상가, 교회가 눈에 띈다. 건물에는 하나같이 무단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경고문'이 붙어있다. 장위 5구역 주민들은 이달 말까지 이주를 마쳐야 한다.

골목 입구에는 '여성·청소년 안심귀가 서비스'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고 대낮인데도 경찰차가 수시로 순찰을 돈다. 주민 이주가 완료되면 장위 5구역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된다. 이곳에는 2019년까지 최고 32층 16개 동 1562가구 규모의 래미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1구역. 아파트 단지 건설 예정지에 울타리가 쳐져 있다. 2019년에는 29층 939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사진=@배규민 기자

인접한 1구역은 이주가 사실상 완료된 상태다. 아파트 단지 건설 예정지 주위로 높게 울타리가 쳐져 있다. 상가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이곳에서 30년 동안 장사를 했다는 족발 가게의 이전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주거·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도 내걸려 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2019년 상반기까지 29층 10개 동 939가구의 래미안 아파트가 들어선다.

총 2501가구가 들어서는 장위 1, 5구역은 삼성물산이 이 중 1365가구를 이달 일반 분양한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청약 성적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다른 구역의 재개발 사업 속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총 15개 구역 중 12구역과 13구역은 사업 추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2014년 정비구역이 해제되기도 했다.

장위 재개발지역은 강북 최대 뉴타운으로 1호선 석계역·6호선 돌곶이역·4호선 미아사거리역 등이 인접해있다. 우이천, 북서울 꿈의 숲 등 주변 자연환경도 우수하다. 중소형 아파트 시세가 3억~5억원대로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인근 길음뉴타운과 달리 대체로 평지여서 복잡하지 않게 연결돼 있다.

서울 성북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5구역 골목이 조용하다. 상당 수의 상가와 주택이 비어 있다. 남은 주민들도 8월까지는 이주를 마쳐야 한다. /사진제공=@배규민 기자

2008년 12월 입주 아파트인 장위동 꿈의숲 대명투첸은 지난달 59.99㎡(이하 전용면적)가 3억67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84.84㎡ 거래 금액은 4억3000만원(13층)~4억6400만원(15층)으로 5억원이 안 된다.

장위 2구역에 들어서는 꿈의숲 코오롱 하늘채의 분양가는 59.92㎡ 3억7000만~9000만원, 84.84㎡ 4억8000만~5억1000만원대다. 래미안 장위(가칭)는 그보다 비싼 59㎡ 4억원 초반, 84㎡ 5억원 초반대에서 분양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위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꿈의숲 코오롱 하늘채 분양권에 1500만원~2000만원의 웃돈이 붙어있다"며 "래미안 장위의 청약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부산과 대구 투자자들도 분양 지역을 직접 보기 찾아왔다"고 귀띔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도심이지만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아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다"며 "다만 전체 뉴타운이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투자 수요자들은 매도 시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뉴타운 내에 역세권 아파트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될 경우 기존 분양 아파트의 가격 조정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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