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규제에…" 강남권 공공분양도 중도금대출 '제동'

김사무엘 기자
2017.01.04 04:08

송파구 오금지구 1단지, 중도금 대출은행 없이 청약 진행…"높은 분양가 조정도 필요"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수도권에 이어 서울 강남권 공공분양 아파트에도 중도금 집단대출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은행권이 대출 줄이기에 나서면서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공공분양 아파트의 높아진 분양가 역시 은행권이 대출을 꺼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면서 합리적인 분양가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을 시작한 송파구 오금지구 1단지는 은행권의 대출 거부로 중도금 집단대출을 취급할 은행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SH는 지난달 해당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를 통해 "정부의 금융권 규제 등으로 현재 중도금 집단대출은 불가한 실정"이라고 안내했다. '8·25 가계부채 대책'과 '11·3 부동산 대책' 등으로 은행권이 집단대출 규모를 줄이고 각 분양사업장의 사업성 평가를 엄격히 하면서 대출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통상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수요자에게 인기가 높은 공공분양이 은행권의 외면을 받는 상황은 업계에서도 의외라는 시각이다. 특히 강남권 공공분양은 선호도가 높은데다 물량이 귀해 미분양 가능성이 낮은데도 대출을 거부당했다.

오금지구는 지난해 서울에 공급된 유일한 공공분양 아파트로 강남권이라는 이점이 더해져 수요자의 관심이 높았다. 단지 주변에 오금공원과 올림픽공원이 있고 지하철 5호선 방이역, 오금역 등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지하 2층~지상 20층 5개동 575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59㎡와 84㎡ 중소형으로만 구성돼 청약을 원하는 실수요자가 특히 많았다.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지난달 27~28일 신혼부부·생애최초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분양에서는 까다로운 자격조건에도 평균 1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분양은 오는 11~12일 1순위, 13일 2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다.

하지만 중도금 집단대출이 막히면서 중도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한 수요자는 청약과 계약을 망설이는 상황이다. 분양가의 약 40~60%에 해당하는 중도금은 보통 분양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시중 은행에서 집단대출로 취급한다. 까다로운 대출심사 없이 기본 요건만 갖추면 목돈 대출이 가능하다. 공공분양의 공급 대상인 무주택자에게는 거의 유일한 목돈 마련 수단인 셈이다.

오금지구 중도금의 경우 분양가의 30%를 세 번에 걸쳐 납입한다. 첫 납입일은 오는 5월22일로 이날까지 SH가 취급은행을 구하지 못하면 계약자는 각자 신용대출 등으로 중도금을 마련해야 한다.

SH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에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체결을 다시 제안해 청약신청자의 입주자금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분양한 하남 감일지구 등 수도권과 지방의 6개 사업장(5528가구) 역시 같은 이유로 은행권으로부터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지 못했다. LH도 올해 중도금 대출 은행을 다시 알아본다는 입장이다.

최근 공공분양 단지들이 시세와 비슷하거나 더 비싼 분양가로 책정돼 기존 공공분양이 가지고 있던 이점이 사라지면서 대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금지구 1단지 59㎡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770만원으로 인근의 '쌍용스윗닷홈'(1686만원, 이하 KB국민은행 집계)이나 '현대백조'(1636만원)보다 비싸다. 하남 감일지구 B7블록도 84㎡가 4억7000여만원에 공급돼 공공분양임에도 다소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중도금 대출이 안 된 곳은 입지와 분양가, 시장상황 등을 살펴 사업성이 없다고 평가된 사업장일 가능성이 높다"며 "분양가 등 사업 조건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해가 바뀌었다고 새로 대출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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