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집값은 포스코 경기가 좌우하죠. 2015년에 정점을 찍고 주춤한 상태인데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 주택시장도 자연히 좋아지지 않겠어요?”(포항 A부동산중개소 관계자)
지난 23일 낮 경북 포항은 바닷바람이 불볕더위를 식혀줘 서늘함마저 느끼게 했다. 해안에 자욱하게 낀 안개는 포항 지역경제의 중추 제철동 일대를 감싸안고 있었다.
포항은 인근 울산, 거제와 함께 ‘잘 나가는 산업도시’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최근 경기위축과 조선·자동차 산업 부진으로 2년여 전과 비교하면 주춤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소득수준과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포항은 조선산업의 타격으로 경기침체에 빠진 거제와 또다른 분위기다. 포스코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면서 지역경제에도 조금씩 훈풍이 부는 까닭이다.
포스코는 2015년 매출액 58조1920억원, 영업이익 2조4100억에서 2016년 매출액 53조840억원, 영업이익 2조8440억원으로 이익이 소폭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0조원, 4조5000억~4조6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포스코의 실적개선은 곧 지역경제 회복과 주택시장 훈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포항은 현재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주택 수요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실제 미분양 단지를 들여다보면 포항 시내와는 지리적으로 다소 단절된 외곽이거나 입지상 단점이 뚜렷한 곳이어서 시장 전반의 분위기로 보긴 어렵다.
포항 주택시장은 크게 오래된 주택가가 밀집한 남구와 택지개발이 상당부분 진행된 북구로 나뉜다. 주택 매매가격은 2015년 정점을 찍은 후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교육열이 높은 포항에서도 포항제철고와 포항공대가 자리해 ‘학군’ 수요가 풍부한 남구 지곡동의 주택 매매가격은 3.3㎡당 최대 1000만원에 육박한다. 주택시장이 주춤한 중에도 집값이 보합 혹은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는 곳이다.
학군수요 외에도 오래된 주택이 많아 지역 중산층의 신규주택 대기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특히 북구 택지개발지구도 10년 안팎 된 아파트가 주를 이뤄 올들어 분양하는 대형 건설사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달 대우건설이 포항지역에서 잇따라 신규분양에 나서며 시장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달 초 SK건설과 분양을 시작한 북구 두호동 재건축단지 ‘두호 SK뷰 푸르지오’와 장성침촌지구 ‘로열파크 씨티 장성 푸르지오’ 2곳이다.
이달말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서는 ‘로열파크 씨티 장성 푸르지오’는 지하 2층~지상 30층, 15개동, 전용면적 74~144㎡, 총 1500가구 대단지다. 전용면적·타입별로 △74㎡A 44가구 △74㎡B 279가구 △84㎡A 377가구 △84㎡B 481가구 △84㎡C 88가구 △102㎡A 225가구 △144㎡A 4가구 △144㎡B 2가구 등 모두 8개 주택형으로 설계됐고 펜트하우스도 6가구(전용 144㎡) 공급된다.
침촌지구는 민간도시개발사업지로 아파트를 비롯해 단독주택, 초등학교, 중학교, 공원, 주차장 등 주거·공공시설이 들어서는 포항 북부 대표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진 장성동과 양덕동의 기존 도심과도 가까워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자의 유입이 기대된다.
KTX 포항역까지 차로 10분가량이면 이동할 수 있고 단지 인근 삼흥로, 새천년대로, 영일만대로 등을 통해 주변 대구나 울산으로 이동도 편리하다. 포항-삼척간 철도 1단계 구간인 포항-영덕간 44.1㎞ 구간이 올 하반기 개통될 예정이며 내년에 동해남부선 미개통구간인 신경주-일광 구간도 개통을 앞뒀다.
한철희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그동안 분양이 외곽에 집중돼 관심도가 낮았다면 이번 단지는 인근 장성동, 양덕동의 10년 안팎 된 아파트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다”며 “분양가도 3.3㎡당 평균 800만원 중반대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인근 장량지구에서 올봄 입주를 시작한 ‘삼구트리니엔 4차’는 1059가구 중 80% 이상이 입주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 대비 최대 1000만~2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어 전용 84㎡ 기준 2억7000만원 안팎에 시세를 형성했다.
신영이 지난 22일 인근 울산에서 분양한 ‘울산 송정 지웰 푸르지오’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성적을 거뒀다. 울산 내 인기 있는 택지지구인 송정의 마지막 민간분양인 데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로 수요자가 몰린 덕분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금 포항 주택시장은 외곽지 미분양 물량으로 공급과잉 우려를 낳지만 실제 들여다보면 다른 지역보다 침체된 수준은 아니다”라며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고 전방산업이 살아나면 포항 주택시장도 다시 기지개를 켤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