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에도 서울 강북 신규 분양단지의 청약경쟁률이 꺾이지 않았다. 이에 올 하반기 분양시장은 투자수요가 사라지고 실수요자들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건설사들도 내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을 잡기 위해 올 하반기 강북권에서만 4000여가구 공급에 나선다. 강남지역보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교통과 입지까지 갖춘 역세권 단지들은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 강북권에서 일반분양 물량 기준으로 총 4261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특히 마포·중랑·은평·동대문구 등 실거주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청약을 접수한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는 전용면적 84㎡가 8억원대에 분양해 재개발을 앞둔 강남 주요 단지의 같은 면적 시세 13억원대에 비해 합리적인 수준이었다”며 “가격과 교통, 입지 등을 따져 접근하는 실수요자들이 강북권으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강북권 아파트단지의 경우 8·2대책 이후 보합 혹은 하락세로 돌아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달리 매매가가 오히려 상승하거나 영향이 덜하다는 평가다. 도심 거주를 원하는 실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앞서 8·2대책 후 처음으로 지난 17일 서울에서 청약접수를 진행한 ‘공덕 SK리더스뷰’ 단지는 195가구 모집에 6739명이 몰리면서 평균 34.6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A로 52.5대1에 육박했다.
단지가 들어서는 마포구는 청약조정대상지역에다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돼 있다. 규제 영향권 아래 있는데도 교통, 가격, 입지 등을 따져 실거주 목적으로 청약한 실수요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에도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강북권 주요 분양단지들의 분양이 줄을 잇는다. 광화문과 여의도 등 도심 업무지구와 인접한 마포구에선 다음달 ‘마포그랑자이’ 436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같은 달 서대문구에선 ‘래미안 DMC 루센티아’ ‘힐스테이트 신촌’ 등이 분양에 나선다. 하반기까지 재개발·재건축으로 일반에 풀리는 물량만 1444가구에 이른다. 서대문구는 시청과 광화문 등 시내 중심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해 강북에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다음달 중 중랑구 면목동에선 ‘한양수자인 사가정파크’ 236가구가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17층, 8개동 규모로 면목동 재개발사업 중 올해 첫 분양단지다.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을 통해 강남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같은달 은평구에서도 ‘e편한세상 롯데캐슬’ 일반분양 525가구가 공급된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역세권에 위치한다. 노원구에선 올 12월 ‘상계꿈에그린’과 ‘태릉효성해링턴플레이스’ 등 재건축단지가 분양을 앞뒀다.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8.2 대책으로 투기 수요가 많았던 강남권 단지는 매매가가 하락한 데 비해 실수요가 많았던 강북권은 오히려 상승한 사례가 많다”며 “강북권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규제로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지 않고 매매가가 실제 크게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세차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강북권 청약시장은 구매력을 갖춘 실수요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