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린벨트 풀면 강남 땅값 더 올라…도심 고밀개발이 해법”

대담=홍정표 건설부동산부 부장, 정리=유엄식 기자, 사진=이기범
2019.01.07 06:30

[머투초대석]김세용 SH공사 사장, “임대주택 단지 편의시설 늘려 거주환경에 대한 인식 바꾸겠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사진=이기범 기자

“서울 시내 그린벨트를 신규 해제하면 그 지역 땅값이 곧바로 뛰고, 이후에 강남 땅값은 더 오릅니다”

취임 1년을 맞이한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 사장(사진)은 지난해 정부와 서울시가 치열한 논쟁 끝에 시내 그린벨트를 추가 해제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그린벨트는 해제하면 원상 복구가 어려워 미래세대에 부담이 되고, 수조원에 달하는 토지 보상금은 다시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로 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심 고밀개발이 바람직한 주택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인구구조 변화를 고려하면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정책이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고령화 여파로 신도시 정책이 실패한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SH공사가 공급하는 임대주택 단지에 경로당, 독서실, 키즈카페 등 각종 편의시설을 구축해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 등 다양한 세대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그린벨트 추가 해제 반대한 이유는

▶그린벨트는 한번 해제하면 원상 복구 어려워 미래세대 부담이 크다. 시내 그린벨트 풀어서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은 1만 가구도 안 된다. 해제시 주변 땅값이 크게 오르고 이런 상태에서 보상금 협의를 하면 수조원대 유동자금이 다시 (강남권) 똘똘한 한 채로 간다. 그러면 강남 땅값은 더 오른다. 택지개발 이후 교통망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아 가성비가 낮다.

-정부 3기 신도시 정책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선진국에서 신도시를 더 안짓는 가장 큰 이유는 인구 고령화다. 일본도 신도시에 살던 노인들이 다시 도심으로 빠져나가면서 빈집이 늘어 결국 실패했다. 교외의 넓은 집을 팔고 시내 작은집으로 오는게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선진국의 일반적 특성이다. 수도권 외곽 신도시가 먹히려면 가장(家長)이 교통 불편을 감내하더라도 넓은 집이 필요한 4~5인 가족이 많아야 하는데 근래 1~2인 가구 비중이 늘고 있다. 지금보다 신도시를 더 늘리는 정책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2기 신도시 쇠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서울 8만 가구 추가 공급대책에서 SH공사 역할은

▶현재 서울에 약 380만 가구가 있고 이 가운데 임대주택 비중이 7% 수준인데 공급을 더 늘려 박원순 시장 임기(2022년 6월) 내에 임대주택 비중을 10% 넘기는 게 목표다. 공공이 (임대료 등을) 통제하는 임대주택 비중이 20~30%는 돼야 집값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본다. 임대주택 단지를 새로 짓는 것은 물론 빈집 등 기존 주택을 매입한 뒤 임대로 전환하는 것도 공급 방법 중 하나다. 이번 대책에 도로 위에 인공대지를 만들어 주택을 만들거나 차량기지 활용, 역세권 고밀화 등 콤팩트시티(압축도시)로 가는 방안이 제시됐는데 그런 방향이 바람직하다.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개발에 적극 참여하겠다.

-공공주택이 민영주택보다 시공품질이 떨어지고 저소득층이 모여살아 거주환경이 나쁘다는 인식을 없앨 대안이 있나

▶영구임대 아파트의 경우 입주민들의 소득분위가 낮고 고령층이 모여산다는 인식이 강한데 그렇게 특정계층만 몰아서 주거단지를 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 청년, 신혼부부, 고령층이 같은 단지에 살 수 있도록 국민주택 신청 창구를 단일화하려 한다. 또 낡은 아파트라는 이미지 탈피를 위해 주거복지를 넘어 ‘공간복지’에 더 신경쓰겠다. 단지 설계 단계부터 경로당, 독서실, 키즈카페 등 편의시설을 적극 마련하겠다. 인근 주민들도 단지 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임대주택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청년,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최근 집값이 급등해 청년층과 신혼부부들은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 그 대안으로 임대주택 입주를 희망하나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이들의 관점에서 질좋은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한다. 그래서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초기에 사회적 기반을 갖출 수 있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임대주택 브랜드 ‘청신호’를 지난해 개발, 올해 1월부터 본격 론칭한다. 고층 아파트 단지는 물론 저층 매입주택도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특화설계안을 마련하겠다. 출‧퇴근이 편리한 도심 역세권 부지에 소형주택을 짓고 키즈카페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할 생각이다.

-서울 강남북 균형개발 관련 입장과 공사차원의 계획

▶이제는 강북을 집중개발해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만 강남 집값 급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강남노원구 창동‧상계동 일대 98만㎡ 부지에 부족한 의료시설과 학군, 교통 수요를 충족할 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한다. SH공사는 공공 디벨로퍼로서 강북권 대형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산업단지, 복합환승센터, 산업단지를 만들어 일자리를 늘리겠다. 또 2008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이후 방치된 백사마을은 약 2700가구 주택 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KDI(한국개발연구원) 등 주요 국책연구기관 이전으로 빈땅이 많은 홍릉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바이오, 의료, 헬스케어 집적단지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부임 1년 성과와 앞으로 중점 추진할 목표

▶내부적으로 조직 인사제도를 혁신하고 비리방지를 위한 개선안을 마련하는 등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초석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사업적으로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공공 임대주택 브랜드를 개발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해는 창사 30주년을 맞아 지속가능한 공사의 비전과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에 노력하겠다. 2030년까지 서울 총가구의 20%를 공적 임대주택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계획도 만들겠다. 최근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모듈러주택 기술에도 주목한다. 새해 스마트시티, 해외진출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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