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으로 ‘로또 청약’으로 불렸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를 청약 받으려면 최소 64점 이상은 돼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가점 64점은 무주택기간 15년 만점(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만점(17점)을 채우고도 세대주 포함 세 식구는 돼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로 청약 시장 과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이어진다.
2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래미안 라클래시’의 당첨 최저 가점은 64점으로 전용면적 71㎡C에서 나왔다. 71㎡C는 8가구 모집에 1002건이 청약해 125.2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주택형은 84㎡A로 최저점은 69점이었다.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 만점을 채워도 자녀 한명을 가진 부부는 절대 당첨될 수 없다는 얘기다. 84㎡A의 청약가점 평균은 71.27점으로 웬만한 단지의 청약 당첨 최고점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다.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분양 물량 전체가 각각 71㎡과 84㎡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는데 분양가는 71㎡가 13억100만~14억5500만원대, 84㎡가 15억4500만~16억6400만원대다.
인근에서 지난해 4월 입주한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 84㎡가 지난해 7월 22억7000만원(10층)에 실거래되고 최근 매매호가가 25억에 이른다는 점에서 ‘로또 분양’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래미안 라클래시 일반분양 112가구 모집에 1만3000여명이 청약하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이 115.09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6월말부터 서울 집값이 들썩이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청약 당첨 커트라인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래미안 라클래시 분양 직전인 지난 7월 서초구에서 분양한 ‘서초그랑자이’의 당첨 최저 커트라인은 58점(59㎡C)으로 래미안 라클래시보다 낮다. 지난 5월 같은 서초구에서 분양한 ‘방배그랑자이’ 당첨 최저점은 36점(74㎡B 84㎡C)에 불과했다. 5개월새 커트라인이 거의 30점 가량 오른 셈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6월 분양보증 기준을 강화한 데 이어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가 산정되고 분양가 상한제 예고에 따른 공급위축 우려가 맞물리면서 청약당첨 인플레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청약시장 경쟁이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다 해도 서울 집값 하락으로 바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또 이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6개월간 상한제 적용 유예대상이나 현실적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당분간 신축공급 위축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나 부양가족이 많지 않은 3040세대의 경우 청약 시장에서 더욱 소외될 가능성이 커 이들이 구축 매매나 전세로 옮겨갈 경우 집값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4월까지 관리처분 기 인가단지는 일반분양 속도를 높일 확률이 많다”며 “실수요자들의 서울 정비사업 일반분양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