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 출렁…2008년 위기 당시 집값은 어땠나

송선옥 기자
2020.03.13 17:46
미국 증시 대폭락의 영향으로 코스피-코스닥에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사상 초유로 동시 발동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3대 하락 마감한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장중 한 때 1700선이 붕괴됐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WHO(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선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투자심리와 대출여력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기에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집값과 주식시장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2008년 리먼 사태, 은마아파트 1/3 가격 하락

2008년 9월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한국의 집값도 타격을 맞는다. 13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47% 하락했다. 이 기간 서울은 3.56% 떨어졌는데 강북과 강남의 하락률은 각각 3.46%, 3.73%로 집계됐다.

리먼 사태 1년 후인 2009년 9월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전국 아파트값이 잠깐 반등하기는 했다. 수도권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취등록세율 완화, 고가기준 기준 상향조정 등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도 잠시, 2010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장기간의 침체를 이어가게 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8년 12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는 7억500만원(1층)에 거래됐다. 4월 10억4500만원(7층)에 거래됐던 단지가 8개월만에 3억원 가까이 내린 것이다. 2008년 9월말 1500을 넘봤던 코스피 지수가 리먼 사태로 10월말 930대까지 밀려 33.63% 하락률을 맛본 것을 감안하면 충격의 정도가 이에 못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09년 8월 같은 주택형이 10억5000만원(14층)까지 올라 반등을 꾀하는 듯 했으나 2010년 8월에는 다시 8억5000만원(14층)까지 밀렸다. 결과적으로 보면 위기 직후 가격이 가장 저점이었으나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집값 흐름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경제 성장률과 집값 흐름은 상관관계일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를 하회한 것은 1956년(0.7%) 1980년(-1.7%) 1998년(-5.1%) 2009년(0.8%) 등으로 주로 글로벌 경제 충격에 따른 경제 위기를 겪었던 때다.

2008년 9월 당시 한국은행은 2008년 9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2009년 2월 2%까지 내렸으나2010년 7월부터 금리인상에 나서 2011년 6월 3.25%까지 끌어올렸다.

임대사업자 등록으로 매물물량 줄어… 조정폭 다를수도

코로나19로 급격한 경기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집값도 이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전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충격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감염병 사태 때보다 실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투자은행 경제연구소 43곳의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월 기준 1.8%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낮아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춘욱 ERA리서치 대표는 “부동산이 자산시장 중 후행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반기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경기위축은 부동산 투자 심리와 대출 여력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정기간이나 조정폭이 이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의 금리인하나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규제 완화가 시장 급락의 방파제가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이 많이 잠긴 상황이라 시장 하락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금융위기로 내려도 다시 올라간다는 학습효과가 상당해서 고가 다주택 보유자의 경우 자금압박이 없으면 계속 이를 들고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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