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세계보건기구)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 선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투자심리와 대출여력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기에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집값과 주식시장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2008년 9월말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한국의 집값도 타격을 맞는다. 13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47% 하락했다. 이 기간 서울은 3.56% 떨어졌는데 강북과 강남의 하락률은 각각 3.46%, 3.73%로 집계됐다.
리먼 사태 1년 후인 2009년 9월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전국 아파트값이 잠깐 반등하기는 했다. 수도권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취등록세율 완화, 고가기준 기준 상향조정 등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도 잠시, 2010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장기간의 침체를 이어가게 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8년 12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는 7억500만원(1층)에 거래됐다. 4월 10억4500만원(7층)에 거래됐던 단지가 8개월만에 3억원 가까이 내린 것이다. 2008년 9월말 1500을 넘봤던 코스피 지수가 리먼 사태로 10월말 930대까지 밀려 33.63% 하락률을 맛본 것을 감안하면 충격의 정도가 이에 못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2009년 8월 같은 주택형이 10억5000만원(14층)까지 올라 반등을 꾀하는 듯 했으나 2010년 8월에는 다시 8억5000만원(14층)까지 밀렸다. 결과적으로 보면 위기 직후 가격이 가장 저점이었으나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집값 흐름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경제 성장률과 집값 흐름은 상관관계일 수 밖에 없는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를 하회한 것은 1956년(0.7%) 1980년(-1.7%) 1998년(-5.1%) 2009년(0.8%) 등으로 주로 글로벌 경제 충격에 따른 경제 위기를 겪었던 때다.
2008년 9월 당시 한국은행은 2008년 9월 5.25%였던 기준금리를 2009년 2월 2%까지 내렸으나2010년 7월부터 금리인상에 나서 2011년 6월 3.25%까지 끌어올렸다.
코로나19로 급격한 경기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집값도 이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전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충격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감염병 사태 때보다 실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투자은행 경제연구소 43곳의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월 기준 1.8%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낮아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 시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춘욱 ERA리서치 대표는 “부동산이 자산시장 중 후행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반기는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경기위축은 부동산 투자 심리와 대출 여력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정기간이나 조정폭이 이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의 금리인하나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규제 완화가 시장 급락의 방파제가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이 많이 잠긴 상황이라 시장 하락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금융위기로 내려도 다시 올라간다는 학습효과가 상당해서 고가 다주택 보유자의 경우 자금압박이 없으면 계속 이를 들고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