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파주·시흥에 이어 안산 아파트 전용 84㎡ 실거래가도 8억원을 넘어섰다. 8억원은 강북 아파트 중위값과 같은 수준이다. 서울 집값 급등세와 전세난 악화로 경기권 아파트값이 서울과 키를 맞추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산 단원구 초지동 '초지역메이저타운푸르지오메트로' 전용 84㎡가 지난달 9일 8억원(26층)에 실거래 됐다. 직전 고가인 7억9000만원(21층)보다 1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안산에서 동일면적 실거래가가 8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대 중개업소에 나와있는 매물 호가는 최고 9억3000만원(18층)까지 올라있다.
2019년 6월 준공된 이 단지는 10개동, 1548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지하철 4호선과 서해선 초지역 바로 앞에 들어선 초역세권 단지다. 여기에 인천과 수원을 잇는 수인선도 개통했고 인천발 KTX가 2023년, 안산과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이 2024년 개통 예정이어서 교통호재도 풍부한 편이다.
현재 안산에서는 또다른 대장주인 '힐스테이트중앙' '안산레이크타운푸르지오' 등도 8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힐스에이트중앙'은 7억7500만원, '안산레이크타운푸르지오'는 7억5500만원까지 실거래 등록됐다. 모두 단원구에 위치한 단지들로 입주 5년차가 안된 신축 아파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권 아파트의 8억원 돌파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9월 김포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3단지' 전용 84㎡ 분양권이 8억434만원에 거래되면서 김포에서 동일면적 기준 처음으로 8억원을 넘어섰다. 11·19 대책에서 김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되자 이번에는파주가 힘을 받으며 8억원을 넘겼다.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가 11월14일 8억6500만원에 거래된 것.
이미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시흥에서도 8억원 거래가 나왔다. 12월1일 능곡동 '시흥장현제일풍경채센텀'이 8억1875만원에 팔리면서다. 이번에 거래된 안산 단원구 역시 투기과열지구임에도 8억원대 거래가 나왔다. 모두 역세권 입지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라는 게 공통점이다.
8억원은 서울 강북 아파트 중위가격 수준과 같아서 의미가 있다. 경기도 역세권 신축과 서울 강북권 아파트 간 '키맞추기'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리브온 월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 14개구 지역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8억2070만원을 기록했다. 중위가격은 아파트값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있는 가격을 말한다.
안산 일대 집값은 6·19 대책에서 단원구가 투기과열지구, 상록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꾸준히 보합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7월부터 줄곧 0.0~0.2%의 주간 상승률을 유지하다 지난달 28일 전주 대비 0.49% 오르며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단원구는 0.67% 오르며 고양일산서구(2.04%), 고양덕양구(1.17%), 수원영통구(1.05%), 양주(0.79%)에 이어 경기도에서 5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각종 규제가 적용된 투기과열지구임에도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결국 투자자 보다는 실수요자들이 가격을 밀어올리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급등한 서울 집값과 주택임대차보호법으로 촉발된 전세난의 영향으로 실수요자들이 밀려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수도권 신축 아파트를 매입한 40대 수요자는 "서울 신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전셋값 수준인데다, 같은 예산으로 서울의 오래된 아파트를 사느니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경기도 역세권 신축 아파트를 선택하는 게 가족들을 위해서도 더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