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6억 제한, '경매'도 해당…벌써 응찰자 '0명' 아파트 나왔다

김평화 기자
2025.07.02 14:00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97.7%로,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경매는 감정가보다 낮게 낙찰되는 경우가 많지만,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 낙찰가율이 높아진다. 사진은 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5.6.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여파가 경매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적용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과 6개월 내 전입 의무가 경락잔금대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할 수 있던 강남권 경매시장도 급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2일 금융권에 따라면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 규제가 경매 낙찰자에 대한 경락잔금대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유권해석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강남3구와 용산 등 고가 재건축 단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일반 매매 시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지만, 경매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지 않아 실거주 의무 없이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었다.

이로인해 경매시장에 투자 수요가 몰렸다. 일부 낙찰가는 시세를 웃돌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8.5%로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경락잔금대출이 일반 주담대와 동일한 규제를 받게 되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규제지역 내 경락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된다. 6개월 내 전입신고도 의무화된다.

문제는 서울 경매 낙찰 아파트 절반 가까이가 매각가 9억원을 넘는 고가 물건이라는 점이다. 특히 강남3구, 용산, 한강변 중심의 낙찰 물건 중 일부는 아무리 싸게 나와도 10억원 중반대다. 기존 LTV 규정에 따라 12억원 안팎의 대출이 가능했던 수요자들은 앞으로 6억원 초과분을 현금으로 충당해야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예컨대 서초구 잠원동 동아아파트 전용 60㎡는 지난 6월 26일 19명이 응찰한 끝에 감정가(24억원)의 135.6%인 3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전 같으면 대출 12억원 정도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절반인 6억원만 빌릴 수 있다. 20억원 넘는 자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6월 서울 전체 아파트 경매 낙찰 106건 중 매각가가 9억원을 초과한 물건은 50건, 이 중 14억원 초과는 26건에 달한다. 특히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 84㎡는 감정가 17억9200만원에 경매에 부쳐졌지만 응찰자가 없었다. 시장 심리가 이미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경매시장 역시 투자심리 위축과 낙찰 취소 사례 증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경매가 한동안 토지거래허가제 회피 통로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경매조차 대출·실거주 규제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며 "경락 대출 한도 축소와 실거주 의무가 겹치면 경매를 통한 채권 회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권 낙찰자들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을 받은 사례를 보면 현금 여력이 있는 투자수요가 많아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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