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가치 하락, 보증금 미반환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청년안심주택 사업자들이 건물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가 이어지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차라리 매각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자금 여유가 있는 '공룡' 금융사들이 이를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요 역세권 부지인 만큼 지금 헐값에 사들이면 후에 막대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시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역세권 청년주택사업에서 확장된 청년안심주택 사업이 '올스톱' 위기에 처했다. 보증보험 가입 불가로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면서다. 올해 인허가는 0건이고 2년내 착공 예정이던 2만가구 모두 중단된 상태다. 더욱이 기존 사업지들 중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불거진 일부 단지에서는 건물 매각을 타진하는 모습이다.
보증금 미반환 사태 발생지 중 하나인 사당역 인근 청년안심주택 '코브'는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이지스자산운용이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운용 측은 '초기 단계의 검토'라고 밝혔지만 이지스운용이 건물을 매입할 경우 보증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면서 사태 해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제2금융권 등에서 높아진 PF 이자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 위기에 몰린 청년안심주택 건물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안심주택 사업은 10년의 의무임대기간이 있지만 향후 30%가량의 임대 물량을 제외하고 분양이 가능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자금력이 충분한 금융사들의 경우 낮은 이율에 임대사업장을 유지하고 후에는 분양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관련업계에서 대놓고 '할인 행사', '헐값 매물 사냥'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들린다.
아울러 청년안심주택 단지들의 경우 주요 역세권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후에 분양전환 시 이익 가능성도 높다. 정책적으로 용적률 인센티브, 용도지역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줬기 때문에 앞으로 매각 시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사들로서는 파산 위기에 몰린 사업장을 지금 시점에 헐값에 매입해 운영하다가, 시간이 흐른 후 비싼 값에 분양할 수 있어 '남는 장사'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청년안심주택은 역세권에 위치하기 때문에 입지적인 측면에서는 매입을 검토할 만한 대상이 된다"며 "다만 금융사 입장에서는 임대수익이나 임대의무기간 이후 분양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의 의무임대기간이 있지만 이미 사업을 시작한 사업장들은 3~4년의 사업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리 멀지 않은 기간 내에 분양전환 할 수 있다는 점도 금융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단 일부 임대사업자들은 그 기간을 버틸 여력이 없어 사업장을 헐값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안심주택 임대사업자들은 임대의무기간 이후 분양이 가능할 지에 대한 불안함도 있는 상태"라며 "임차인 뿐만 아니라 임대인들도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