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영끌 공급' 총동원…전문가들 "지속성·가격이 관건"

배규민 기자, 김지영 기자, 남미래 기자
2026.01.29 11:00

[1·29 공급대책]입지는 '알짜'·효과는 '중장기'…"당장 집값 잡기엔 역부족"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이 1주 전보다 0.27% 오르며 4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0.19%→0.27%)은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 4주 연속 상승폭이 커지며 전국의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9월1일 0.08%→9월8일 0.09%→9월15일 0.12%→9월22일 0.19%→9월29일 0.27%로 상승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2025.10.02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정부가 도심 공공부지를 총동원해 수도권에 6만가구를 공급하는 이른바 '영끌 공급' 대책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입지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단기 집값 안정 효과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번 공급대책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대목은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다. 윤수민 NH농협금융 부동산 전문위원은 "공급대책 가운데 가장 새롭고 규모가 큰 곳이 과천"이라며 "보상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주암지구, 과천신도시 등과 연계 개발할 수 있어 공급 속도와 시너지 모두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기반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주암지구와 묶어 도시를 조성할 경우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효과를 강조할 수 있는 카드라는 분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역시 수요자들이 '살고 싶다'고 느낄 만한 선호 입지라는 점에서 공급 부족에 대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질 경우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서울 도심, 특히 용산 일대 공급이 현실화하면 중장기적으로 집값과 전·월세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대책이 당장의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윤지해 부동산R114 랩장은 "이번 대책은 지난해 9·7 공급대책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플러스알파의 성격"이라며 "6만가구라는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정부가 공급 카드를 지속해서 내놓을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짚었다.

특히 착공 시점이 2027~2028년 이후로 제시되면서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계속 기다릴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공공임대와 청년주택을 제외하면 일반 무주택자가 체감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몇 년간 누적된 공급 부족을 감안하면 더욱 뚜렷해진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위원은 "서울의 2022~2024년 3년간 주택 공급은 인허가 기준 약 2만7000가구, 착공 기준 약 2만9000가구가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공급 부족이 누적된 만큼 향후 공급 정책에서는 기존 계획 물량에 더해 연평균 2만9000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해야만 수급 균형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사비 급등과 가격 설득력 부족도 구조적 한계로 지목된다. 윤 랩장은 "과거보다 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공공이 공급하더라도 분양가가 싸게 느껴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용산·태릉 등 핵심 입지일수록 분양가 통제 여건이 녹록지 않아 공급 속도와 수요 흡수 모두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 협의, 주민 반발, 정치 일정에 따른 정책 엇박자 가능성 역시 사업 지연 리스크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공급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 랩장은 "공급 물량의 70~80%는 결국 민간이 담당하는 구조인데 한쪽에서는 공급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대출·세제·인허가 규제를 강화하면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도 "도심 핵심지에 고순도 공급을 집중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분양과 임대 물량의 균형과 함께 민간 정비사업이 숨통을 틀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세를 멈추게 하는 '숨 고르기' 효과는 기대되지만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직주근접형 주택 수요가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번 대책은 정부의 공급 의지를 재확인하는 신호"라면서도 "서울시 등 관계 기관과의 협의가 얼마나 속도감 있게 이뤄지느냐가 정책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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