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최대 1.2배로 높이고 이주비 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에서 70%로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유예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도 함께 건의했다.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2031년까지 서울에서 31만가구 착공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일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차 정비사업 보고서'를 전달했다. 지난달 1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공급 부족의 원인과 현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근거는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 순증 효과'다. 최근 3년간 준공된 서울 정비사업장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이후 주택 수는 이전보다 36.4% 늘었다. 재개발은 27.4%, 재건축은 44.2% 증가했다.
앞으로 추진될 사업의 공급 효과는 더 크다는 게 서울시 분석이다. 2031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관리 중인 253개 정비사업 구역의 주택 수는 사업 전보다 39.2%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재개발은 29.7%, 재건축은 48.5%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재건축의 경우 기존 주택 100가구가 사업을 거치면 약 149가구가 되는 셈이다.
서울시는 가용부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3년간 서울 주택공급의 90% 이상을 민간사업이 담당한 만큼 정비사업이 지연되면 공급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서울시는 실제로 현재의 공급 부족 원인으로 과거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억제를 지목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됐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주택재개발 신규 지정은 한 건도 없었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부터 착공·준공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만큼 당시 사업이 중단된 여파가 10여 년 뒤인 현재의 공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35층 룰'과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재시행 등도 사업성을 떨어뜨리고 사업 기간을 늘린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장 갈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서울 정비사업장은 26곳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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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에 정비사업의 사업성과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제 완화를 정부에 건의했다.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을 낮추고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은 1.2배로 상향하는 한편, 이주비 대출 LTV를 40%에서 70%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3년간 유예하고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은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도 제안했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줄일 수 있는 사업 기간도 단축한다. 단계별 행정 처리기한을 정하는 '표준처리기한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밟던 절차 가운데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절차는 병행 처리한다. 2021년 주거정비지수제 폐지와 신속통합기획 도입에 이어 행정 절차를 추가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단축하고 현장 갈등을 조정하겠다"며 "서울시 차원의 규제 개선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정부와 협력해 주택공급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