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원가 현장 정리와 미분양 해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건설사별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다만 대규모 손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낸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에너지·하이테크 등 고부가가치 사업 수주가 본격화되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 31조629억원, 영업이익 6530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GS건설은 영업이익 4378억원으로 전년보다 53.1% 늘었고 DL이앤씨 역시 영업이익이 42.8% 증가한 3870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영업이익 2486억원으로 30%대 증가세를 보이며 회복 흐름에 합류했다.
중견 건설사들도 반등 조짐을 나타냈다. 쌍용건설은 수백억원대 흑자를 유지했고 금호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은 각각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원가 구조 개선과 저수익 사업 정리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일부 대형 건설사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영업손실 8154억원, 포스코이앤씨는 영업손실 4520억원을 각각 신고했다. 사고 손실 처리와 지방 미분양 할인 판매, 해외 일부 현장의 추가 원가가 동시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6.5% 감소한 5360억원에 그쳤다. 고원가 프로젝트 준공 영향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
이들 건설사는 대규모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올해를 본격적인 반등의 기점으로 삼고 실적 개선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원가율이 안정된 사업 비중이 확대되고 신성장 분야 수주가 가시화되면서 실적 회복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대우건설은 원가율이 양호한 대형 자체사업 완판과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올해 신규 수주 18조원, 매출 8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창사 이래 최대 수주 목표다. 현대건설은 원전·해상풍력 중심 에너지 사업 확대로 성장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하이테크와 기존 수주 프로젝트 본격화를 기반으로 한 외형 성장을 강조했다. 매출 15조8000억원, 수주 23조3000억원을 목표로 잡으며 수주 규모를 전년보다 약 20% 확대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잠재 리스크를 선제 반영해 재무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영업이익 1200억원 달성을 올해 목표로 정하고 '턴어라운드 원년'을 선언했다.
증권가는 준공 후 미분양 등 잠재 손실을 선제 반영한 영향으로 올해부터 건설사 실적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외형 저점을 지나 이익 개선이 본격화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고원가 현장 종료와 신규 착공 물량의 수익성 회복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원전 등 에너지 사업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면서 구조조정 이후 확보한 수익성과 에너지·하이테크 중심 사업 전환이 맞물릴 경우 실적 반등 폭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