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신혼부부의 자금 부담이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최대 1억원의 추가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4 서울시 주거실태조사'를 토대로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가 주거 안정이 필요한 무주택 실수요 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청년 가구는 평균 6000만원, 신혼부부는 평균 1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 시내 무주택 가구 중 76%인 165만 가구가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청년 실수요 가구는 89만가구, 신혼부부 실수요 가구는 21만가구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무주택 실수요 가구 중 청년층의 88%, 신혼부부의 86.6%가 투기가 아닌 '주거안정'을 위한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소득과 자산 수준만으로는 주택 구입 문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무주택 실수요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4226만원, 평균 자산은 1억8000만원으로 분석됐다.
특히 청년 실수요 가구의 연평균 소득 4062만원, 평균 자산 약 1억5000만원, 부채가 있는 가구(27.5%)의 평균 부채 규모는 1억원으로 조사됐다. 신혼부부 실수요 가구는 연평균 소득 6493만원, 평균 자산 3억3000만원으로 청년층보다 높았지만 부채가 있는 가구의 비율과 평균 총부채는 청년 실수요 가구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또 5년 내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구 중 47.1%가 '아파트 이동'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민이 선호하는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권역별 8억6000만~20억8000만원까지 이르고 있어 선호와 구매 가능성 간 간극이 상당했다.
최근의 대출 규제는 무주택 실수요 가구의 자금 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6·27 대출 규제 이전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은 청년 가구 평균 6000만원, 신혼부부는 평균 1억원이 줄었다. 이는 각각 청년 무주택 실수요 가구 평균 자산의 약 40%, 신혼부부 평균 자산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는 평균 매매가격 대비 낮은 실수요자의 자산 규모가 주택 면적이나 품질을 낮추거나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만드는 한편 임차 거주를 장기화해 자가 진입 시점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생애주기별 '주거 사다리' 형성을 더디게 하는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종대 서울시 부동산정책개발센터장은 "최근 정부 대출 규제로 실거주 목적의 청년, 신혼부부의 주택 구매 기회를 확대해 주기 위해선 신용 보강 등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임차 가구는 민간․공공 임대 공급을 통한 안정적 거주 기반을 강화하는 등 다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