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기로 하면서 등록임대주택 공급 축소로 인한 서민주거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간 제도가 주거취약계층 주거 안정과 공급 확대에 기능해 온 점을 고려해 규제와 동시에 보완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5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서울시 등 관계기관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등록임대주택 물량인 약 41만가구 중 56%에 해당하는 약 23만가구가 2030년까지 등록 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말소 물량은 △2025년 8% △2026년 18% △2027년 10% △2028년 10% △2029년 2% △2030년 8% 등이다. 4~5년 뒤면 현재 등록임대주택의 절반 이상이 없어지는 셈이다.
특히 등록 말소 물량은 8년 이상의 장기임대주택 위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 단기임대가 폐지된 이후 단기임대는 대부분 이미 자동 말소된 상황이다. 최근 도입된 6년짜리 단기임대는 1만가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남아 있는 전체 서울 등록임대주택의 98%에 해당하는 약 40만3000가구가 8년·10년 단위의 장기임대 물량이다.
등록임대는 임대료 상승률 상한이 적용되고 전세금보증보험 가입이 의무다. 의무임대기간 동안에는 임차인의 장기거주가 가능하다. 자금이 부족한 주거 취약계층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장기로 안정적인 거주를 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최근 진행되는 등록임대사업자 규제가 이들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서울 등록임대주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만3000호로 전체의 17.7%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 80% 이상이 다세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물량"이라며 "다주택자 규제로 등록임대사업이 위축되면 청년, 사회초년가구 등 주거취약계층이 우선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최근 정부는 등록매입임대사업자가 받던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등록 주택에 대해 임대기간 종료 이후에도 무제한으로 양도세 중과를 배제받는 문제를 막고자 매각 허용 기간을 새로 설정하기로 했다.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도 논의되고 있다.
일부 임대사업자가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뒤 매각하면서 상당한 시세 차익을 챙긴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양도세 중과 제도 개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거 취약계층이 맞닥뜨리게 될 단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서울 지역 등록임대주택 임대료가 시세 절반이라며 제도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등록임대주택 임대료 조사 결과, 2024년 기준 서울 등록임대주택 평균 전세가는 2억5741만원이었다. 같은해 KB국민은행 시세 기준 서울 주택 평균 전세가(4억8058만원)의 53.1% 수준이다. 서울 등록임대주택의 32.4%(13만4000가구)는 매입형이 아닌 건설형으로 집계돼 제도가 공급을 확대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임대업계 관계자는 "등록임대가 양질의 임대물량 재고 자체를 늘리는 기능을 분명히 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