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길음래미안1차(1125가구) 전용 59㎡ 전세는 지난 15일 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다시 썼다. 전날 6억2000만원의 신고가를 하루 만에 넘어선 것이다. 이달 3일 5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주도 채 되지 않아 전셋값이 1억원 이상 뛰었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389건으로 1년 전(2만8139건)보다 45.4% 감소했다.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전세 매물이 줄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데다 입주 물량 부족,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며 전세 매물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성북구다. 성북구의 전세 아파트 매물은 1년 전 1191건에서 이날 136건으로 88.6% 급감했다. 이어 중랑구(-85.4%), 노원구(-83.8%), 관악구(-81.8%), 금천구(-80.6%) 등 외곽 지역의 감소폭이 컸다. 감소폭이 가장 작은 곳은 송파구(-7.2%)였다. 강남구(-22.3%)와 중구(-34.9%) 등도 상대적으로 전세 매물 감소가 덜했다.
성북구 길음래미안1차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길음래미안1차 전세 매물은 1건뿐이고 그마저도 2000만원 오른 6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며 "집을 보러 온 고객이 오전에 집을 확인한 뒤 오후에 바로 계약할 정도로 매물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소진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악구의 3544가구 대단지인 관악드림타운도 현재 전세 매물이 2건에 불과하다. 이 단지 전용 59㎡의 호가는 5억5000만원 안팎으로 지난 2월 신규 계약된 4억원보다 1억원 이상 올랐다.
전세 품귀 속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전세계약을 연장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가운데 갱신 계약 비중은 51.4%로 집계됐다. 이로써 전세 갱신계약 비중은 2월(51.9%)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50%를 웃돌았다. 2023년 30%대, 지난해 40%대에 머물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전셋값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7% 올랐다. 지난해 2월 이후 62주 연속 상승이다.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웃도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4% 상승한 반면 전세가격은 0.55%, 월세는 0.60% 올랐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가격 상승폭이 매매가 상승폭을 웃돈 것은 1년 5개월 만이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 부족으로 당분간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아파트까지 수요가 이동하고 전세의 월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월세가 오르면 전세가격도 함께 오르는 동조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전세가격 상승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준공이 가능한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 임대 수요를 흡수하는 한편 역전세와 전세사기 등 비아파트 임대시장 불안을 완화할 대책을 마련해 임대시장 안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