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인질' 주장에 건설공제조합 반박…"회생기업 무조건 지원은 형평성 위배"

남미래 기자
2026.04.21 17:00
건설공제조합 건설회관

건설공제조합이 회생법을 위반해 대우산업개발에 추가 변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대우산업개발 노조 측 주장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회생 조합원이 기존 보증·융자 거래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조합 전체 자산에 입힌 손실을 일정 부분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충돌하는 가운데 대우산업개발 사측은 최근 손실을 보전하지 않는 대신 보증·융자 한도를 축소하는 '제한적 거래' 방식으로 업무거래를 재개하기로 조합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 노조는 건설공제조합이 이미 소멸된 채무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입찰보증, 계약이행보증 등 공사 과정에 필수적인 보증서를 받으려면 조합이 면책된 채권의 변제를 요구하고 있어 사실상 '보증 인질'을 통해 추가 변제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대우산업개발은 2023년 8월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지난해 6월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회생 과정에서 조합에 약 18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지난해 7월 대우산업개발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조합에 79억원 규모의 융자를 신청하면서 조합에 발생한 손실을 8년에 걸쳐 분할 회복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대우산업개발 노조는 "건설공제조합이 법원이 인가한 회생계획상 채권 변제율 3.71%를 무시하고 사실상 전액 변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보증을 무기로 한 추가 변제 요구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공제조합은 회생채권의 변제를 강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면책된 채권을 갚지 않더라도 소송, 압류, 신용불량 등록 등 법적 조치를 취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합에 손실을 입힌 회생기업에 대해서는 일반 조합원과 동일한 수준의 보증·융자 거래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조합원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거래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은 보증기관이자 일반 조합원들의 출자로 구성된 기관으로 재무건전성과 조합원 간 형평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회생업체에 대한 무조건적 업무거래는 보증기관의 신용심사 기능을 무력화할 뿐 아니라 손실은 다른 조합원에게 전가하면서 이익은 회생업체만 가져가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현재 회생기업은 조합 정관에 따라 △피해회복 없이 제한적으로 거래하는 방식 △피해회복을 조건으로 일반 수준의 거래를 재개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중 제한적 거래를 선택할 경우 보증·융자 한도는 일반 조합원의 2분의 1~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다. 이와 달리 손실액의 일부를 최장 10년에 걸쳐 분할 회복하는 방식을 선택하면 일반 조합원과 유사한 수준의 보증·융자를 받을 수 있다.

대우산업개발은 지난해 7월 손실액을 8년에 걸쳐 분할 회복하는 조건으로 업무거래 약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약정 체결 이후 97억4000만원 규모의 추가 대급이 발생했고 분할상환금도 납부하지 못하면서 업무거래가 정지됐다. 다만 최근 대우산업개발 사측은 조합과 손실을 별도로 보전하지 않는 대신 보증·융자 한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다시 거래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어떤 거래 방식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회생 조합원의 선택에 달려 있고 피해회복 약정이 체결되면 조합은 선(先)보증과 융자 지원을 통해 회생기업의 정상화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은 해당 거래제도가 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조합 관계자는 "회생 조합원에 대한 피해회복 조건부 거래제도가 회생법을 위반하는지 법무법인에 질의한 결과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다"며 "공정거래위원회도 조합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거래제도를 운영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도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7일 대우산업개발의 국회 농성 현장을 찾아 노조 측 의견을 청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사실관계 확인과 관련 법령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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