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가 실버타운 중심으로 형성된 시니어주택 시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형 시니어주택' 공급확대에 나선다. 기존 2040년 8000가구 계획을 1만2000가구로 늘리고 공급시점도 2035년으로 앞당겼다. 민간사업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와 규제완화를 통해 민관협력 기반의 시니어 주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서울 성북구 노인복지주택 '노블레스타워'를 방문, "사실상 업무를 중단하기 직전 마지막 일정으로 어르신 주거대책을 발표하게 됐다"며 "시니어 주거는 우리 시대 가장 절박한 숙제이자 서울의 미래가 걸린 과제"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6·3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서울시장직을 내려놓았다.
시는 이날 서울형 시니어주택 공급규모 확대는 물론 공급시점도 앞당겼다. '2040년 8000가구' 공급을 약속했던 기존 계획을 '2035년 1만2000가구'로 업그레이드했다. 또 시니어주택 공급규모를 3만가구까지 확대한다는 중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서울은 이미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93만명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하지만 전체 고령인구의 77%가 준공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등 노후 주거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특히 고가 실버타운 중심의 시장구조 속에서 약 49만명에 달하는 중산층 고령층은 사실상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형 시니어주택은 단순 주거를 넘어 건강관리·돌봄·커뮤니티·여가기능을 결합한 생활형 주거인프라로 조성된다. 공급유형은 크게 노인복지주택과 어르신안심주택으로 구분된다.
노인복지주택은 보증금 4억~6억원, 월이용료 200만~400만원 수준으로 식사(월 60식)와 청소·세탁 등 생활지원, 의료·여가서비스가 제공된다. 어르신안심주택은 생활지원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대신 보증금 1억5000만~3억원, 월이용료 150만~290만원 수준으로 가격부담을 낮췄다.
오 시장은 "일본은 약 20년 전부터 고령화에 대응해 살던 곳에서 일상과 돌봄이 이어지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가 정착돼 있다"며 "도쿄의 시니어주택 공급규모가 약 20만가구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도 공급속도와 규모를 과감히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사업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 강화도 약속했다. 오 시장은 "건설자금 이자지원과 공공기여 완화, 용적률 완화, 용도지역 상향, 높이규제 개선 등을 통해 민간참여를 유도하겠다"며 "공공 인센티브를 통해 어르신들이 부담하는 임대료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토지매입비 최대 100억원(매입가의 20% 이내) 융자, 건설자금 이자지원(연 4%포인트, 최대 240억원), 공공기여 완화, 기부채납 인정범위 확대 등을 추진한다. 시장 임대료도 주변 시세의 95%까지 인정해 사업성 확보를 지원한다. 65세 이상 무주택 고령층을 대상으로 보증금 최대 6000만원 무이자 지원을 실시해 초기 입주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도시계획 규제도 완화해 다양한 주거유형 공급을 유도한다. 역세권 내 시니어주택 도입시 공공기여를 최대 20% 완화하고 무장애 설계 적용시 용적률 인센티브(최대 10%)를 부여한다. 용도지역 상향(최대 2단계)도 허용한다. 이밖에 공공기여 5%포인트 완화, 제1종 전용주거지역 내 노인복지주택 허용 등 관련 기준도 대폭 정비한다.
공공부지를 활용한 공급도 본격화한다. 개화산역 공영주차장과 서초소방학교 등 공공부지에는 2031년까지 약 800가구를 공급하고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에도 시니어주택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시니어주택을 도입할 경우 최대 200%의 용적률 인센티브와 함께 건물높이도 최대 30m 완화된다. 폐교·통폐합 학교부지를 활용할 때도 건폐율·용적률을 완화하는 조례개정도 추진한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형 시니어주택 공급을 서울시 주택정책의 '마지막 퍼즐'로 규정했다. 그는 "2031년까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31만가구를 공급하고 이 중 8만7000가구를 순증물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여기에 청년주택 등 공공물량 13만가구와 함께 노인복지주택, 안심주택, 집수리 지원까지 더해 주거정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