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절반이 9억 이하"…'실거주' 중심 시장 재편 가속화

김지영 기자
2026.04.29 16:00
서울 주택시장 가격대/그래픽=김현정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거래가 정체된 고가 시장과 달리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월세 수급 불균형이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90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억원 이하 거래가 59.8%(1만2491건)에 달했다. 거래 10건 중 6건이 10억원 이하 거래인 셈이다. 특히 9억원 이하 거래가 1만869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과거 10억~15억원대에서 형성되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의 중심이 6억~10억원대 중저가 아파트로 이동한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은 수요 구조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자산 증식 목적의 투자 수요보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주요 수요층은 30대와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등으로 확인된다. 정책 대출을 활용해 자금 조달을 극대화하고 임차 대신 자가 거주를 선택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전월세 매물 부족에 '지금 사지 않으면 서울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심리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매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실거주다. 투자 목적 비중이 높은 고가 주택 시장이 세금이나 금리, 정책 변화 등 거시 변수에 영향을 받는 것과 달리 전월세 물량과 입주 가능 여부가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실거주 목적이 강한 만큼 '입주 가능 매물' 선호 현상도 두드러진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이른바 '세 낀 매물'은 매수 이후 추가 자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수요자 선호도가 낮은 반면 즉시 입주가 가능하거나 단기간 내 입주가 가능한 매물은 희소성이 높아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비아파트 월세 공급 역시 충분치 않다는 인식도 중저가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월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 이들 수요도 아파트 매매 수요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10억원 이하 중저가 시장은 실거주 중심 수요가 견고해 정책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현재 서울 중하위 지역에서 나타나는 가격 강세는 인접한 경기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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