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신시가지 재건축편]

서울 서부 대표 주거지인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이 본궤도에오른다. 목동 6단지 재건축 조합은 이달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정비사업 본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1980년대 중반 조성된 대규모 저층 아파트 단지를 '미니 신도시'급 주거타운으로 탈바꿈시키는 첫 신호탄이다. 서울의 대표 학군지 중 하나인 목동 재건축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 간의 수주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목동신시가지는 1985~1988년 사이 준공된 목동과 신정동 일대 14개 단지, 약 2만6000여 가구 규모 아파트촌을 일컫는다. 서울 서남권 인구 분산을 위해 조성된 대표적인 계획 주거지로 넓은 동간 거리와 학교·공원 중심 배치가 특징이다.
1~7단지는 목동, 8~14단지는 신정동에 위치한다. 현재 14개 단지 중 6·8·12·13·14단지는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완료됐고 재건축 속도가가장 느린 1~3단지도 정비계획이 공개됐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2만6629가구가 최고 49층, 총 4만7000여 가구로 탈바꿈한다.
특히 양천구 일대는 이른바 '학군 성지'로 불린다. 명문 학원가와 초·중·고가 밀집해 있어 대치동과 함께 서울 사교육 1번지로 꼽힌다. 이런 입지적 강점 덕에 목동 아파트는 노후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급지 수요를 흡수해왔다.
지역 주민들은 목동에 위치한 단지들을 '앞단지', 신정동에 위치한 단지들을 '뒷단지'라고 부른다. 서울3대 학원가로 평가받는 '목동학원가'는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목동역 인근, 앞단지 상가, 뒷단지 상가에 나뉘어 분포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는 대부분 단지가 준공 35년을 넘기며 안전진단, 정밀안전진단 통과, 정비구역 지정 등 재건축 절차를 밟아왔다. 그동안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 변수로 속도가 붙지 않았지만 최근 제도 완화와 함께 사업 추진 동력이 커진 상황이다.
최근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낸 6단지는 목동 재건축의 '가늠자'로 평가된다. 6단지 결과에 따라 향후 단지들의 사업 속도와 설계 방향, 공사비 기준선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6단지는 목동아파트 14개 단지 중 가장 먼저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 승인을 받았다. 용적률 299.87%를 적용받아 최고 49층, 2173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총 공사비는 1조2129억원으로 제시됐다. 3.3㎡당 950만원 수준이다. 입찰에 참여하려는 시공사는 7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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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지에 이어 13단지도 올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목동 14개 단지 가운데 이미 수개 단지가 정비계획 수립을 마친 상태로 6단지, 13단지를 시작으로 연쇄적인 수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주요 건설사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물산은 1·3·5·7·9단지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다른 대형사들도 목동 재건축 수주에 참전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총 사업비가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단순한 단지 재건축을 넘어 '브랜드 타운' 구축 경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목동 재건축은 개별 단지 정비를 넘어 도시 구조 자체를 바꾸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14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재건축이 완성되면 4만가구 이상의 대규모 신축 주거벨트가 형성된다. 이는 단일 생활권 내에 학교·학원·상업시설·공원·지하철을 모두 갖춘 '완성형 주거지'의 재탄생을 의미한다. 5호선 목동·오목교역을 통해 여의도, 광화문 등도 핵심 업무지구로의 이동이 수월하며 여의도 금융업무지구와 마곡지구 배후 주거지로서의 기능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목동은 입지와 브랜드 파워를 모두 갖춘 사업지로 수익성뿐 아니라 상징성까지 크다"며 "향후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이 본격화하면 서울 서남권 주거지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성을 가늠하는 핵심은 기존 용적률 대비 상향 폭과 대지지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의 사업성은 우수한 편이다. 낮은 기존 용적률과 비교적 넉넉한 대지지분 덕분이다.
목동 1~14단지는 1980년대 중반 조성된 저층·중층 위주 단지로 기존 용적률이 120~170% 수준이다. 이는 서울 주요 도심 구축 아파트의 200% 안팎에 비해 낮은 편이다. 재건축을 통해 용적률이 230~250% 수준으로 상향될 경우 80~120%포인트가량의 추가 개발 여력이 생긴다. 그만큼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재건축 조합 입장에선 매우 긍정적인 지표다.
대지지분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목동은 동간 거리가 넓고 단지 규모가 큰 계획형 주거지다. 전용 84㎡ 기준 대지지분이 타 지역 재건축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크면 동일한 용적률 상향 조건에서도 조합원 분양면적 확보에 유리하고 추가 분담금 부담을 흡수할 여지도 커진다"며 "최근 공사비 급등 국면에서 중요한 완충 장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입지 경쟁력도 사업성에 힘을 보탠다. 목동은 서울에서 손꼽히는 학군 선호 지역이지만 신축 아파트 공급은 제한적이었다. 재건축을 통해 대단지 브랜드 신축이 들어설 경우 '학군'과 '신축' 프리미엄이 동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사업이 가시화되면 이같은 프리미엄은 한 단계 더 뛸 가능성이 있다. 학군을 유지한 채 주거 품질을 끌어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는 구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전평형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목동 핵심 단지인 5단지의 경우 지난해 11월 전용면적 142㎡가 39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40억원대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같은 단지 전용 65㎡는 지난해 10월 25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4월 20억7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만에 5억원이 오른 셈이다.
가장 속도가 빠른 목동 6단지의 경우 지난 6월 95㎡가 30억4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142㎡ 이상 대형 평형대도 37억원에 신고가가 형성되는 등 재건축 기대감이 시세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단계다.
행정구역상 신정동으로 분류되는 14단지도 지난해 10월 71㎡가 23억원에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1월 같은 평형대가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안되는 기간동안 6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뛰었다.
다만 변수도 분명하다. 최근 서울 아파트 재건축 공사비는 3.3㎡당 800만~900만원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목동신시가지 역시 용적률 상향 폭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분양가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일반분양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 체감 사업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지별로 대지지분, 조합원 구성, 평형 비율 등이 다른 만큼 수익성 역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동은 서울 내에서 보기 드물게 '낮은 기존 용적률·대규모 택지형 구조·강한 학군 수요'를 동시에 갖춘 재건축 구역이라는 점에서 기본 체력은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정비계획 확정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제시될 설계안과 용적률 수준이 사업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