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글로벌리츠가 800억원 규모 환헤지 정산금 만기를 연장하며 단기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시장의 평가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특별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행정처분이나 수사 의뢰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4일 자리츠인 제이알제26호를 통해 하나은행과 약 800억원 규모 환헤지 계약 정산금 납입 시점을 내년 11월 1일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당초 만기는 지난 4일이었다. 제이알제26호는 벨기에 파이낸스타워를 주요 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다.
회사 측은 "주요 금융거래 상대방 및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지속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약 1년 반의 시간을 번 데 그치지만 회생절차를 밟는 상황에서도 채권단과 협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달 27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의 자산가치 급락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촉발됐고 단기사채 400억원 상환에 실패하면서 결국 기업회생 신청에까지 이르렀다.
이번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는 자산 부실보다는 가치 평가 차이와 금융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주단은 자산 가치를 보수적으로 재평가한 반면 회사 측은 물가 연동 임대료와 운영 수익 등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가치를 높게 산정했다.
국토부는 현재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제이알글로벌리츠와 운용사인 제이알투자운용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정기 점검과 별도로 금융사고나 위법 행위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실시되는 절차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임원 배임 고발'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는 검사 단계로 확정된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처분 수위도 달라질 전망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나 시정명령 등부터 중대한 법령 위반 시 영업정지나 수사 의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영업정지와 수사 의뢰가 동시에 이뤄지는 최고 수준의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해 정부는 스타에스엠리츠 횡령 사건과 관련해 영업정지 2개월과 최대주주 지분 매각 등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고 검찰 수사도 의뢰했다. 리츠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는 2014년 이후 처음이었다.
정부가 뒤늦게 대응에 나서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태 발생 이후에야 특별검사에 착수한 것은 늦어도 한참 늦은 대응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명확한 위법 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전 제재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그간 채무 증가와 관련해 선제 대응을 요구해왔다는 입장이다. 인가권자로서 분기·반기 보고를 통해 재무 상태를 점검하고 위험 요인을 지속 관리해왔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리츠 시장 전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비화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부동산 비중이 100%인 리츠는 제이알글로벌리츠를 포함해 3개 수준으로 현재까지 유사 사례 확산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해외 부동산 투자 리츠에서 유사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안은 시장 전반 리스크라기보다는 개별 자산과 운용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