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기술 강조하더니"…스타트업 차량에 '압구정현대' 로고 붙인 현대건설

남미래 기자, 고석용 기자
2026.05.21 17:33
(위)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 (아래)압구정3구역 홍보관에 전시된 DRT 차량/사진=오토노머스에이투지, 남미래 기자

"당연히 '현대차'인지 알았습니다"

현대건설이 압구정 재건축사업 홍보관에서 스타트업이 제작한 자율주행차량을 들여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을 대여해준 스타트업은 사전 고지 없이 미디어 행사에 활용된 탓에 자사 차량이 현대차그룹 기술처럼 소개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 홍보관에서 무인셔틀 차량을 비롯한 미래 주거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건설 측은 홍보관 현장에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계열사 포티투닷의 기술을 활용해 DRT(수요응답형 교통) 무인셔틀을 압구정3구역에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고 차량 전면과 측면에는 '압구정 현대'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 홍보관에 전시된 무인셔틀 차량은 포티투닷 차량이 아닌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였다. 이를 위해 지난달 현대건설은 홍보관 전시 목적으로 약 1개월동안 로이를 대여하는 계약을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체결하기도 했다.

DRT 기반 무인셔틀 서비스 도입은 현대건설의 압구정 재건축 수주 핵심 전략 중 하나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은 물론 압구정2·5구역에 DRT 기반 무인셔틀 서비스를 도입해 입주민들이 아파트 단지와 지하철역, 주요 상권 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무인셔틀을 통해 단지와 압구정역, 압구정로데오역,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한강 수변 등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이 실제 홍보관 현장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 차량이 아닌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차량을 대여해 전시한 것은 자체 제작한 자율주행 셔틀차량 확보가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자율주행 차량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며 "자율주행 차량 생산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측은 사전 고지 없이 자사 차량이 현대차그룹 기술인 것처럼 미디어에 노출됐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관계자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차량을 홍보관에 전시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을 들었다"며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채 자사 차량이 현대차그룹 자체 기술처럼 비춰진 점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압구정 재건축 조합원을 대상으로 DRT 셔틀 서비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을 뿐 오해를 불러일으킬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이 "미래 주거 모빌리티와 DRT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로이 차량을 대여했다"면서 "다만 전시 차량이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차량이라고 현장에서 별도로 안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측은 또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독자 기술을 오인시키거나 기술을 왜곡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향후 대외 커뮤니케이션 부분에 대해서는 상호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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