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를 계기로 차량기지 분산 배치와 비상 연결로 확보 등 철도 운영 체계 개편 논의에 들어간다. 이번 사고로 서울역과 고양 차량기지를 잇는 핵심구간이 막히면서 KTX와 일반열차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졌고 이에 사고 상황에서도 열차를 정상 운영할 수 있는 우회 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28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향후 유사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열차 운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차량기지 운영체계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차량기지에서 나올 수 있는 비상 연결로를 만들거나 중간 단계의 예비 차량기지를 두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다"며 "중장기 과제로 검토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운영체계 다변화 검토는 서소문고가 붕괴사고가 계기가 됐다. 붕괴사고로 서울역 구간 운행이 어려워지면서 KTX를 비롯한 주요 열차 운행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운행 축소·중단에 따른 시민 불편도 막대하다.
국토부는 사고를 계기로 철도 운영체계를 다시 점검하는 과정에서 서울역과 행신 KTX 차량기지, 수색 차량사업소를 연결하는 서울역 북측 구간 운영 구조 자체가 사고 발생시 해당 구간뿐 아니라 열차 운행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역에서 행신 방향으로 가는 길목이 막혀 있다"며 "고양 차량기지에서 정비를 마친 열차들이 운행에 투입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구간을 지나는 열차편뿐 아니라 정비를 마친 후 새로 운행에 투입돼야 할 차량까지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열차 운행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이날 차량기지 운영체계 다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이날 아침 서소문 사고현장을 찾아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차량기지 분산 배치와 관리 체계 개편 등 대응 방안을 더욱 철저히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사고로 서소문 건널목 구간이 차단되면서 서울역에 들어온 열차들이 차량기지로 이동하지 못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역 승강장과 회차 공간이 포화상태에 빠졌다.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건널목은 KTX·일반열차·전동열차 등이 차량 정비를 위해 차량기지로 이동하는 핵심 구간이다. 평일 기준 하루 총 346개 열차(KTX 150개·일반열차 124개·화물 14개·전동열차 58개)가 통과한다.
철도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서울역 북측 구간에 집중된 철도 운영 구조의 취약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한다. 해당 구간은 2004년 KTX 개통 이후 서울역과 행신기지를 연결하는 핵심 연결축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사고나 장애가 발생할 경우 전국 열차 운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선로는 도로와 달리 우회가 쉽지 않아 한쪽이 막히면 영향이 크다"며 "과거 가좌역 인근 사고 때도 열차 운행 차질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2007년 가좌역 지반침하 사고로 수색 차량기지 입출고가 중단되면서 서울역·용산역 일반열차와 행신발 KTX 운행이 줄줄이 지연됐다.
코레일은 현재 비상수송 체계를 가동 중이다. 다만 정상 운행 재개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의 고가 철거 이후에도 전차선·신호·선로·전기설비 등에 대한 안전 점검과 시운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소문 고가 철거가 먼저 이뤄져야 정상 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