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한달… 서울 아파트 매물 13% '급감'

남미래 기자
2026.06.09 04:04

서초구는 21.5% 줄어들어
내달 발표 세제개편안 주목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물량 추이/그래픽=최헌정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재개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매물은 4개월 만에 6만건 아래로 줄었지만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등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와 세제개편안이 서울 아파트 시장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9248건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일인 지난달 9일 6만8495건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3.6% 줄었다.

자치구별로는 서울 25개구 모두 매물이 감소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서초구로 지난달 9일 8579건에서 이날 6736건으로 21.5% 줄었다. 이어 강동구가 3928건에서 3143건으로 20.0%, 노원구가 4785건에서 3918건으로 18.2%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1월23일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방침을 밝힌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 3월21일 8만8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뒤 이번에는 6만건선마저 무너지며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거래도 위축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972건으로 4월 8500건보다 29.7% 감소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 전 출회된 급매물이 소진된 데다 7월 세제개편을 앞두고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거래감소가 곧 가격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시장에 나온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데다 매도자들이 추가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른바 '세 낀 집' 거래를 허용하며 매물잠김 완화에 나섰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임차인이 있는 주택의 거래길은 열렸지만 강한 대출규제로 실제 매수여력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전세보증금 승계부담이 큰 데다 잔금마련도 쉽지 않아 제도보완만으로 거래를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5% 올라 70주 연속 상승했다. 매물은 줄었지만 신축공급 부족, 전월세 가격상승, 급등한 분양가 등이 맞물리면서 매수 대기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진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19일 63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59㎡도 지난 2월 30억6500만원에서 지난달 38억9000만원으로 약 8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시장 안팎의 시선은 오는 7월 발표될 세제개편안으로 향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재개에 이어 보유세 강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등이 어떤 수준으로 설계되느냐에 따라 매물흐름과 전월세 시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재개 이후 급매가 소진되면서 신고가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며 "보유세 강화는 고가주택 밀집지역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비거주 1주택자 규제내용에 따라 매물출회 등 시장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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