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잇따른 공장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가 이어지자 전국 공장·창고 19만동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화재안전 실태조사에 나선다. 건축과 소방은 물론 산업안전과 화학물질 관리까지 범부처가 함께 점검해 분산된 안전관리 체계를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12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장·창고 화재안전 실태조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14명이 숨진 데 이어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화재로 5명이 사망하는 등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종합적인 안전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공장과 창고는 건축법, 소방시설법, 위험물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여러 법률에 따라 관리되고 있지만 부처별로 개별 운영되다 보니 종합적인 안전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공장·창고 안전관리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관리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조사 대상은 연면적 500㎡ 이상 공장·창고 19만동과 위험물 보관시설, 고위험 사업장 등이다. 전국 공장·창고 73만동 가운데 건축법상 주요 안전규제가 적용되는 시설을 중심으로 하되 위험도가 높은 시설은 규모와 관계없이 조사에 포함한다.
정부는 위반건축물 여부와 준불연 샌드위치패널 설치, 난연 성능, 스프링클러와 소화전 등 소방시설 설치 상태, 위험물 취급 여부, 산업안전·전기·화학안전 관련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국토부와 고용노동부, 환경부, 소방청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반을 꾸리고 건축사·소방기술사 등 민간 전문가와 기사급 자격을 갖춘 청년 인력 등을 활용해 위험도에 따라 시설을 구분해 점검한다.
실태조사는 다음 주부터 경기지역 공장 100여동을 대상으로 시범조사를 실시해 조사 방식과 인력 운영체계를 확정한 뒤 오는 9월 본조사에 착수한다. 이후 화재 위험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2027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단계별 조사 결과는 주기적으로 공개된다.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불법증축 등 위법 사항과 안전관리 미흡 사례는 현장에서 즉시 개선 조치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장·창고 안전관리 제도 전반을 손질할 방침이다. 또 부처별 점검 결과를 한데 모아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범부처 통합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