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는 광주, 토허제에도 호가 '들썩'

홍재영 기자
2026.07.13 04:21

5주째 집값 하락폭 축소, 인기면적 매물 잠김·전세 전환
배후도시 조성 등 구체화 관건… 미분양 1259가구 변수

정부는 6일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주 군공항 활주로와 주변 부지의 모습. /사진=뉴스1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 지정에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이 광주 부동산 시장에 번지는 모습이다. 거래규제에도 최근 광주 아파트값 하락폭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매수문의가 늘고 호가를 올리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다만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적지 않고 사업도 초기단계인 만큼 기대감이 실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토허구역 지정발표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인기 면적은 매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대감이 형성됐고 14일 토허구역 지정 시행을 앞두고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싸움도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광주 송정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확실히 영향이 있는 분위기로 문의가 많다"며 "매물을 매매로 내놓으려다 전세로 돌리거나 호가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 사업 예정지 일원 총 364.19㎢를 14일부터 2028년 7월13일까지 2년간 토허구역으로 지정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토허구역에서는 일정규모 이상 토지를 거래할 때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5년간 실이용의무가 부과된다.

정부는 지난 6일 열린 '메가프로젝트 민간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전부터 반도체 투자 기대감이 형성된 가운데 최근 광주 집값도 하락폭을 줄이는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9일 발표한 7월 첫째주(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그러나 △6월1일 -0.11% △8일 -0.09% △15일 -0.09% △22일 -0.06% △29일 -0.05%에 이어 최근 5주 연속 하락폭이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보합이나 상승전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산업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수도권에서 확인된 만큼 광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지 주목한다. 수도권에서는 반도체산업 호재로 집값이 급등하며 최근 규제지역이 확대됐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 6일 기준 경기 화성시 동탄구는 전주 대비 1.29%, 용인시 기흥구는 0.56%, 구리시는 0.64% 상승했다. 특히 기흥구와 구리시는 전주보다 상승폭이 더 확대됐다.

이번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광주에는 반도체 산단뿐 아니라 배후도시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당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기업이 원하는 기업제안형 주택과 청년이 만족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고 교육·의료·문화가 어우러진 '직주락' 균형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대감만으로 집값 상승을 단정하기에는 넘어야 할 변수도 적지 않다. 광주 부동산 시장에는 아직 미분양이라는 부담요인이 남았고 반도체 산단 조성도 이제 막 첫발을 뗀 단계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광주 미분양 주택은 1259가구며 이 가운데 709가구는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부동산 효과는 교통망과 기반시설 등 인프라 구축계획이 구체화돼야 본격적으로 나타난다"며 "현재 단계에서 집값 상승 여부를 단정하기보다는 사업추진 속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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