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29억에 분당 아파트 매도...'17.7억 근저당' 설정 이유는

김지영 기자, 남미래 기자
2026.07.20 17:25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16. /사진=

이재명 대통령의 주택 매매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20일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 부부가 공동 보유한 분당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면적 164.25㎡ 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이틀 뒤인 16일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료됐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 소유자는 이 대통령·김혜경 여사 공동 명의에서 김모씨와 조모씨 공동 명의로 변경됐다.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근저당권도 설정됐다. 채권최고액은 17억7000만원이다. 매매가 29억원의 60%가 넘는 규모다.

이같은 계약 내용이 전해지면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매수자가 계약금과 잔금으로 약 14억2500만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매도인이 매수자에게 사실상 대출을 해주는 형태로 근저당을 설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권 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사금융' 구조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근저당권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하는 권리다. 일반 저당권과 달리 '채권최고액'을 미리 설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채권을 담보하는 방식이다. 통상 실제 대출금보다 110~130% 수준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 등기부상 채권최고액이 실제 차입 규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대여 금액은 약 16억원 수준일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이번 거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금융권 대출 한도와 비교해 근저당을 통한 차입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시가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최대 2억원이다. 반면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빌리는 형태의 개인 간 거래에는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LTV·DSR 규제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거래와 관련한 냉소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집을 못 사는 이유는 대출이 아니라 근저당을 설정해줄 매도인을 못 찾기 때문" "우리동네 상급지 9억인데 다음 주 이사간다. 가진 돈 1억, 8억 집주인 대출 노린다" 등 대통령 부부가 집을 매도하면서 대출 규제를 우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번 근저당권 설정이 소유권 이전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재건축 사업 일정을 고려한 단기 자금 대여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한 의문 제기다.

양지마을은 신탁방식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는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주택을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 이에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모두 마련하기에 앞서 소유권 이전을 마치기 위해 이런 형태의 매매계약이 체결됐다는 것이다. 이 경우 매수자는 자금 일부를 매도인으로부터 조달하는 동시에 향후 재건축 시 분양권까지 확보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등기 정보만으로 대출 규제 우회 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 관계자는 "등기 정보만으로 구체적인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고 실제 계약 조건과 자금 흐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매수인은 오는 10월 기존 주택 매각대금을 받아 채무를 상환하고 근저당권을 말소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998년 해당 아파트를 3억6000만원에 매입해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해왔다. 이후 지난 2월 말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와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현재 동일 면적 기준 인근 매물 호가는 31억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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