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은 2030년, 돈은 지금 풀린다"…23만호 대책에 집값 자극 우려

김지영 기자, 윤지혜 기자, 남미래 기자
2026.08.13 13:16

[8·13 대책]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조수정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정비사업·실수요자 금융 지원을 강화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기존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가용한 공급 수단을 총동원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제 공급까지 수년이 걸려 당장 아파트 매매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일부에서는 금융 완화 효과가 공급보다 먼저 나타나 오히려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새로운 공급 물량을 대거 추가하기보다 기존 공급계획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물량 발표보다 속도를 정책상품화한 것에 가깝다"며 "공공택지 착공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압축하겠다는 프로세스 혁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도 "공공택지부터 정비사업, 도심 유휴부지, 비아파트, 매입임대까지 활용할 수 있는 공급 수단을 사실상 총망라했다"며 "공급 속도에 방점을 맞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속도를 높여도 당장의 공급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번 공급 목표 상당 부분이 '입주'가 아닌 '착공' 기준이어서 실제 주택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추가로 시간이 필요해서다. 김 위원은 "23만호 중 현 정부 내 실제 추가 착공은 12만호 정도이고, 입주 효과는 빨라야 2030년 전후여서 당장의 입주 절벽을 메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민간 착공 감소에 대한 해법이 충분한지를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이번 추가 착공 물량은 공공 중심인 반면 민간 공급 확대는 비아파트와 비주택 용도전환 등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어서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지금 공급 문제는 민간이 무너진 데 있는데 추가 착공 증분은 공공 비중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급과 금융이 작동하는 시차는 단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채 대표는 "공급은 2030년이고 금융은 지금 당장 살아난다. 공급은 멀지만 돈은 가깝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이 공급되기 전에 금융 완화로 수요가 먼저 살아나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연구원도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을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것은 공급 과정의 자금 병목을 해소하는 데 필요하지만 시장에서는 '유동성 확대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봤다. 대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 중하위 지역이나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 금융지원 확대를 두고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정비사업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은 재개발·재건축 이후 받게 될 새 주택의 예상가치까지 담보가치에 반영하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반면 일반 주택 매수자에 대한 대출 한도 등 핵심 규제는 그대로여서 정비사업 조합원과 일반 수요자 간 금융 접근성에 차이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는 상대적으로 단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아파트보다 사업기간이 짧아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전 전월세 공급 공백을 일부 메울 수 있어서다. 다만 아파트 매매시장 안정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이번 공급대책은 매매보다는 전월세 안정화에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도 "비아파트를 공급한다고 아파트 매매시장이 안정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대책의 성패는 발표된 공급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있는 만큼 그 사이 금융 완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민간 공급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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