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전월세·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대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일부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거주 중심 정책'과 그린벨트 해제 방침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13일 개인 SNS를 통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사항들이 일부 반영된 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실거주 집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임대차시장 불안과 전·월세 대란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거주에 지나치게 집착한 정책으로 사실상 국민의 거주이전의 자유까지 제약하는 상황이 더 이상 지속돼선 안 된다"며 "현실에서는 다양한 사정이 존재하는 만큼 실거주 예외 사유를 일일이 규정하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예외 조항을 덧붙이는 식의 누더기 처방으로는 시장의 혼란만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방침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며 "현재 서울시가 계획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호의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공급을 위한 실효적인 방법이 눈앞에 있음에도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녹지부터 훼손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책에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 등 서울시가 정부에 건의해 온 정비사업 규제 개선안 일부가 반영됐다. 반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이번 조치로 정비사업 현장의 숨통이 일부 트일 수는 있겠지만 현장의 어려움은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며 "규제 완화가 일부에 그치거나 시늉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정비사업 규제 개선 사항도 조속히 수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 시장은 "부동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서울시 간 충분한 사전협의와 긴밀한 정책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되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사항은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분명하게 요구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