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8·13 주택공급 대책'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은 빠졌지만 정부의 주택 공급 카드에서는 사라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서울의 주택 공급이 절박한 만큼 용산어린이정원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공식화하고 서울시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이 절박한 상황에서 용산어린이정원이 갖는 입지적 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에 연내 추가로 발표할 '7만3000가구+α'의 유력 후보지로 여전히 남아있다.
정우진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은 13일 공급 대책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용산어린이정원은 상당히 좋은 입지"라며 "서울시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용산공원의 주택 공급은 서울시와 협의가 되지 않으면 진행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 주택 공급이 절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동부이촌동 인근에 자리 잡은 약 30만㎡ 규모의 대규모 국유지로 서울 핵심 주택 공급 후보지로 처음 거론됐다. 신규 주택을 지을 만한 대규모 부지를 찾기 어려운 서울에서 도심 접근성과 입지 경쟁력이 높은 만큼 국토부와 국방부 등 관계 부처가 공급 확대를 위한 주요 카드 가운데 하나로 수면 아래에서 검토해왔다.
다만 이날 공개된 신규 공공주택지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연내 10만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발표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과 경기 남양주 도심역, 경기광주역세권 등 3곳의 2만7000가구만 우선 확정했다. 남양주가 2만1700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경기광주 4500가구, 염창공원 1000가구가 각각 포함됐다.
용산어린이정원이 1차 발표에서 빠진 데는 서울시와의 협의를 비롯해 사업 추진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원 기능과 주택 공급을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토대로 토지 이용계획과 정화 문제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등 당장 확정하기 쉬운 부지는 아니라는 의미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신속 공급'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일단 사업 추진 여건이 비교적 갖춰진 지역부터 공급 물량을 확정하고 용산 등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한 서울 핵심 부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후속 발표에서 다루는 방식으로 순서를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정부는 아직 신규 택지 공급 카드 대부분을 남겨놓고 있다. 전체 10만가구 가운데 이번에 공개한 물량은 2만7000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7만3000가구+α는 관계기관 협의 등 후보지 선정 절차를 거쳐 연내 최대한 신속하게 추가 발표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날 후속 공급 물량에 대해 "국민 선호도가 높은 곳에서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미 1차 발표 물량 대부분이 남양주에 집중돼 후속 택지에서는 실제 수요가 높은 용산어린이정원을 비롯한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물량을 확보하느냐가 대책의 실효성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강남 자곡동·세곡동 등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도 이번 대책에서 빠졌으나 이를 곧바로 후보지 제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정 정책관은 "서울 그린벨트는 된다, 안 된다고 말할 수 없다"며 "지방정부와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발표 이전에는 관련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없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초와 송파 일대 그린벨트 역시 이번 발표에서 이름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의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토부가 용산어린이정원의 공급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서울시와 적극적인 협의 방침을 공식화한 것을 감안하면 후속 7만3000가구+α의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용산을 비롯한 서울 핵심 지역의 공급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