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토양 정화에만 '2조'…시간·비용이 모두 부담

홍재영 기자, 이정혁 기자, 정혜윤 기자
2026.08.19 15:50

[용산 추가 공급 카드]③

정부가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 대상 공공주택 공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토양오염 정화 비용 부담 등 현실적인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용산공원 부지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수십년간 미군 부지로 활용되던 곳이다. 그간 축적된 토양 오염을 정화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한 데다 오염 정화 비용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해답도 아직 명쾌하지 않은 상태다. 미군과의 비용 책임 협의와 오염 정도에 따른 필요 정화기간 등 현실적인 문제가 정부가 강조하는 신속 주택공급 기조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커가고 있다.

토양 정화 고려하면 용산공원 신속 공급 어려울 수도
(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 용산공원이 정부 주택 공급안의 핵심 후보지로 떠오르면서 찬반 논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용산구 등은 역사·환경적 가치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17일 서울 용산구 용산공원 일대 모습. 2026.8.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종수 기자

19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두고 주택공급 대상지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8·13 공급대책 발표 당시에도 국토교통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좋은 입지로 평가하며 서울시와의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주택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여러 과제들이 남았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용산공원 부지의 토양오염 문제다.

환경단체들은 용산어린이정원의 환경오염 문제를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2023년 윤석열 정부 당시 어린이정원 개방을 공개 규탄한 데 이어 현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10월에도 다른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어린이정원 폐쇄를 촉구했다.

우리 정부의 단독 의지로 오염 정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난제로 꼽힌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용산공원 공급에는 오염 정화에 대한 미군과의 협의 문제가 있어 국방부, 안보실 등과도 논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여건을 고려할 때 정부가 강조하는 빠른 공급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관련 학계 한 관계자는 "토양오염 정화에 대한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용산공원은 단기적인 공급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환경단체들이 (용산공원 주택 공급은) 즉각 반대성명을 발표했을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용산공원 정화에 '조 단위' 나랏돈 들어갈라…막대한 비용·시간
평택 미군기지 주변 토양 정화 작업/그래픽=이지혜

특히 비용 부분은 가늠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평택시는 지난 6일 주한미군 주변지역 오염 토양 정화에 투입한 비용과 관련한 국가 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해 오염 정화에 들어간 약 16억원 전액을 우리 정부로부터 배상받게 됐다. 평택시는 '한미 주둔군 지위 협정'(한미 SOFA) 및 국가배상법에 따라 국가가 손해를 우선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는 향후 용산공원 정화 문제에 있어서도 미군이 아닌 정부가 막대한 비용을 우선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평택의 경우 정화작업을 진행한 오염된 토양이 캠프 험프리 및 지휘소연습(CPX) 훈련장 주변 1617㎥, 오산에어베이스 주변 843㎥ 등 총 2460㎥ 규모였다. 토양 오염 정화 대상은 토지 표면 아래 공간까지 감안해야 하므로 단순 면적이 아닌 부피로 계산한다.

용산공원 전체 면적은 300만㎡, 어린이정원만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도 면적이 10분의 1인 30만㎡에 이른다. 어린이정원 토양을 평균 1m 깊이로 정화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정화할 토양의 부피가 30만㎥에 달한다. 이는 평택 사례의 약 122배 규모다. 용산공원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평택의 1220배 규모까지 정화 대상 토양이 불어난다. 평택과 동일한 수준의 정화 비용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어린이정원 부지를 정화하는 데만 약 1952억원이 필요하다. 용산공원 전체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이 10배인 1조9520억원이 요구된다.

비용뿐 아니라 시간도 문제다. 평택시가 소송을 낸 2460㎥ 토양 정화 작업은 2018년에 첫 절차가 시작돼 6년 뒤인 2024년에야 작업이 마무리됐다. 평택시 관계자는 "2018년 기초조사에 착수했고 본격적인 정화 작업이 시작된 것은 2021년 공단과 위수탁 계약이 체결되면서부터"라며 "2024년 1월 사업이 준공됐고 비용소송을 제기한 것은 같은 해 4월"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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