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생활권에 2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서리풀 공공주택지구가 오는 10월 토지보상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 토지보상계획이 공식화되면 감정평가와 보상액 산정, 이주대책 등 후속 절차 또한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보상금 규모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보상 수준이 주민 기대와 차이가 클 경우 오히려 사업 진행이 재차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 있다.
19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LH 서울서리풀사업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리풀1지구는 오는 10월 보상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토지 보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서리풀2지구는 내년 상반기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과 보상 착수를 진행하는 게 목표다.
서리풀지구는 서울 서초구 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 일원에 조성되는 공공주택지구로 사실상 유일한 강남 생활권 대규모 신규 주택 공급 지역이다. 실거주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에 공급되는 만큼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서도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이번 보상계획 공고는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주민과의 협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사업 추진 절차와 기본조사 등을 둘러싼 논의가 중심이었다면 이후에는 감정평가를 통해 구체적인 보상액이 산정되면서 주민과 LH가 실제 금액을 놓고 협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리풀1지구에서는 지난 4월 LH가 토지소유주를 대상으로 기본조사 절차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려 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LH는 3월부터 대책위원회와 주 1회 이상 기본조사 및 보상계획과 관련한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서리풀2지구 역시 사업 반대 여론으로 주민설명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보상 수준이다. 보상액이 주민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주민 여론을 재차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서리풀1·2지구 모두 아직 감정평가가 진행되지 않았다. LH는 보상계획 공고 이후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정평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서리풀1지구는 현재 토지, 지장물, 영업, 거주 현황 등에 대한 기본조사가 진행 중이고 2지구는 아직 기본조사에 착수하기 전 단계다.
다만 보상가격이 현재 시세를 그대로 반영해 결정되는 구조는 아니다. 토지보상법에 따르면 협의보상은 협의가 성립된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수용재결로 넘어갈 경우 수용 또는 사용의 재결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특히 해당 공익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토지 가격 변동은 보상액 산정에 고려하지 않는다. 사업 발표 이후 형성된 개발 기대감이나 향후 개발에 따른 미래 가치가 보상액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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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보상가격을 둘러싸고 토지주와 갈등이 불거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특히 서리풀지구는 사유지 비중이 높아 보상 협의가 사업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서리풀1지구는 전체 201만8074㎡ 가운데 사유지가 144만6697㎡로 71.7%를 차지한다. 서리풀2지구도 전체 19만2579㎡ 중 사유지가 15만1042㎡로 78.4%에 달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보상가격은 인근 유사 토지의 거래 사례를 충분히 확보해 평균적인 가격 수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거래가 제한돼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경우에는 입지나 지목 등이 비슷하면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지역의 거래 사례까지 폭넓게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 협의가 장기화되거나 이의 제기 등으로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면 초기 보상 단계에서 주민들이 기존 거래 사례와 비교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사 거래 사례보다 5~10%가량 높은 수준에서 보상가가 형성된다면 주민 반발을 줄이고 협의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