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주택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주거시장 안정을 이루기 어렵다는 국책연구기관 수장의 진단이 나왔다. 수도권으로 자본과 일자리, 교육·의료 등 각종 자원이 몰리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공급을 늘려도 주택 수요가 계속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재만 국토연구원장은 15일 세종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토균형발전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임 원장은 "모든 자본과 자원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아무리 수도권에 주택을 많이 지어도 집중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국토균형발전을 강조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원장은 주택 공급 확대만으로 수도권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미시적인 정책으로는 주거시장이 안정될 수 없다"며 교육 경쟁 등을 포함한 구조적인 문제를 함께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 대치동의 높은 전셋값을 예로 들며 교육과 주거 문제가 맞물려 있는 만큼 주택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균형발전을 위해선 주택뿐 아니라 다른 정부 정책의 영향까지 따져야 한다고 했다. 임 원장은 "교육정책과 연금개혁, 주거·의료 문제 등 어떤 정책이든 국토균형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평가해야 한다"며 "연구원에서도 정책이 국토균형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세부 내용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에 대해서는 산업과 주거, 교통을 묶은 공간계획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에 산업을 배치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호남에 반도체 팹이 들어선다면 어디에 배치하고 근로자들은 어디에서 살 것인지, 생활서비스와 교통시설을 어떻게 조성할지 연구하는 것이 국토연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권역별 생활권도 연구 중이다. 그는 "5극3특마다 거점도시와 중간 거점, 농어촌을 6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생활권으로 묶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서는 기관을 어느 지역에 배치해야 기존 산업 기반과 연계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기관의 이전 지역을 정하는 것은 연구원의 역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용산공원 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 5차 변경안은 관련 협의가 끝나야 후속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관련 연구용역이 대기 중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