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정비사업 수주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총공사비만 1조6000억원을 웃도는 대형 사업장인 데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면서 경쟁 입찰 성사 여부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오금현대 재건축 사업은 기존 1316가구에서 2436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데다 3·5호선 역세권과 올림픽공원 등 우수한 생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사업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가치 상승 여력으로 꼽힌다.
40년 표류 끝 사업 속도…2024년 정비구역 지정이 전환점
오금현대 재건축 사업은 상당 기간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16년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지만 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면서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2024년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같은 해 7월 정비구역 지정이 고시되면서 재건축 사업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 이후 지난해 3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올 1월 조합설립인가까지 마쳤다. 조합설립 과정에서는 94%가 넘는 높은 동의율을 확보했다.
현재 조합은 시공사 선정 이후 통합심의와 사업시행계획인가 등을 거쳐 2028년 하반기 이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던 만큼 앞으로 사업 속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핵심 변수다. 다만 최근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사업기간 단축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과거와 같은 장기 표류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금현대의 가장 큰 강점은 사업 규모다. 1984년 준공된 기존 1316가구 단지가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37층, 19개동, 2436가구 규모의 단지로 재편된다. 재건축 이후 가구 수가 1120가구 늘어나는 만큼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비 회수 여력이 상당하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도 일반분양에 활용할 수 있는 물량이 많다는 점은 시공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요소다.
특히 최근과 같이 건설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이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크게 좌우한다. 분양수익을 통해 조합원의 추가 부담을 낮출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1.6조 대어에 삼성·포스코 출격…신반포 이어 '리턴매치'
오금현대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3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제일건설 등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의 2파전으로 수주전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회사는 앞서 서울 서초구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에서도 맞붙은 바 있다. 당시에는 삼성물산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이 맞대결 우위를 수성할지 반대로 포스코이앤씨가 반격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오금현대의 예정 총공사비는 1조6642억원이다. 3.3㎡당 공사비는 962만원으로 책정됐다. 입찰보증금은 현금 500억원과 이행보증보험증권 500억원 등 총 1000억원이다. 입찰제안서 접수 마감은 11월25일이다. 경쟁입찰이 성립할 경우 내년 1월23일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송파권 핵심지라는 입지와 향후 신축 가치를 감안하면 추가적인 시세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월 오금현대 전용 84㎡가 26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초 같은 평형대가 17억~18억원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8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대형평형대인 전용170㎡는 지난 3월 3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넘었다.
재건축 사업이 시공사 선정 단계로 넘어가면서 향후 가격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오금현대는 사업 지연 기간이 길었던 탓에 사업 진척에 따른 가격 상승분이 제한적이었다. 시공사 브랜드와 설계안이 구체화되고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되면 신축 단지의 미래가치가 가격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3·5호선 더블역세권…잠실 생활권 공유도 강점
입지도 오금현대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단지는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3·5호선 환승역인 오금역을 이용할 수 있다. 강남권과 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지하철 노선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주변 생활 인프라도 탄탄하다. 올림픽공원과 오금근린공원이 가까운 데다 석촌호수와 가락시장 등 송파권 주요 생활시설을 이용하기도 편리하다. 대규모 신축 단지가 들어서면 기존 생활 인프라에 새 아파트라는 상품성이 더해질 수 있다. 특히 24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상권 형성과 커뮤니티 시설 등에서 기존 단지보다 주거 편의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환경도 주거 선호도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오금동과 방이동 일대에는 초·중·고등학교가 다수 자리 잡고 있다. 잠실권과 가까워 학원가와 상업시설 등 잠실 생활권의 인프라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잠실 주요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으면서 송파구의 주거·교육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재건축 이후 수요층을 넓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송파 신흥 대단지' 도약할까
오금현대는 송파구에서 보기 드문 대규모 재건축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40년 넘은 노후 단지가 2400가구가 넘는 신축 대단지로 탈바꿈하고 3·5호선 교통망과 올림픽공원 등 기존 생활 인프라까지 갖추게 되면 지역 내 주거 위상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총공사비가 1조6000억원을 넘는 만큼 향후 공사비 상승 여부에 따라 조합원 분담금이 달라질 수 있다. 시공사가 제시하는 공사비와 특화설계, 브랜드 전략 등이 조합원의 선택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사업기간 역시 변수다.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통합심의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 착공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장 상황과 분담금 변화에 대한 조합원들의 부담도 관리해야 한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오금현대는 사업 규모와 일반분양 여력, 송파라는 입지까지 갖춰 건설사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사업장"이라며 "조합원 분담금과 사업 조건이 시공사 선정 과정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