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분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현 LH 노조위원장이 95%의 지지를 얻어 다시 노조를 이끌게 됐다. 기존 집행부가 조합원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하면서 일방적 분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노조는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인 만큼 이달 중순 예정된 3차 노사 교섭이 LH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LH 노조 제4대 임원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장효수 현 위원장이 당선됐다. 투표율은 93.8%, 찬성률은 95%다.
LH 단일 노조 체제에서 단독 후보가 출마한 선거는 17년 만이다. 노조는 정부의 분사 추진으로 조직의 미래와 고용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높은 투표율과 찬성률이 나왔다며 일방적 구조개편에 대응하라는 조합원들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LH 노사는 지난 9월30일과 10월14일 진행한 두 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원 지지를 재확인한 노조 집행부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3차 교섭에서 분사 대응과 인력·근무여건 개선 등을 놓고 사측에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가능성이 높다.
분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조직개편 사안인 만큼 노사 교섭뿐 아니라 '노정협' 성사 여부도 파업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노조는 정부에 앞서 수차례 협의를 요청했으나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일방적 분사 추진 중단과 공식적인 노정협의를 촉구한 상태다.
LH 분사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지난달 29일 김포·구리·하남·의정부·고양 등 수도권 6곳에 7만6700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특히 택지 조성 절차를 단축해 2030년 착공을 추진하는 등 공급에 본격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공급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하려면 핵심 사업자인 LH의 안정적인 조직·인력 운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공택지 조성과 공공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LH에 업무 공백이 발생할 경우 보상과 인허가 협의, 착공 준비 등 사업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첫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출신인 이성훈 LH 사장에게는 정부의 조직개편 추진과 노조의 반발 사이에서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중대 과제가 놓였다. 주무 부처 수장인 홍지선 국토부 장관도 LH 개혁과 주택공급 확대를 함께 추진하면서 공급 실무기관의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갈등을 단순한 노사 문제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면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 노조위원장이 재선된 만큼 정부도 압박을 느낄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