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쿠넨 리콘(熟年離婚)', '나리타 리콘(成田離婚)'은 일본에서 황혼이혼을 일컫는 말이다.
2005년 일본에서는 '쥬쿠넨 리콘'이란 제목의 드라마가 방영됐었다. 남편이 정년퇴직한 날 이혼을 통보한 부인, 느닷없는 이혼 요구에 당황해하는 남편을 그린 드라마다. 나리타 리콘은 '나리타 공항에서 이혼한다'는 뜻이다. 예전엔 신혼여행을 떠났던 젊은 부부가 나리따 공항에 내리자마자 헤어진다는 걸 빗대 '나리타 이별'이라 했다. '나리타 이혼'은 막둥이가 신혼여행 비행기에 오르는 것까지 배웅한 다음 노부부가 이혼한다는 걸 말한다.
한국에서도 황혼이혼은 낯설지 않다. 언제부턴가 유독 고령층에서만 이혼이 늘고 있다. 미루어 짐작컨대 '배우자 사별', '황혼이혼'으로 고통받는 노인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노인들은 '돈 없이 병든 것'을 가장 힘들어 한다.
2013년 통계청 조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복수응답)은 건강문제(65.2%)와 경제적인 어려움(53.0%)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외로움·소외감(14.1%), 사회의 경로의식 약화(7.2%), 가족들로부터 푸대접(1.3%)은 그 다음 문제였다. 오죽했으면 노인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복지서비스가 '건강검진'이었을까.
혼자만 늙지 않는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까.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1990년 5.1%(219만명)에서 2014년 12.7%(638만명)로 늘었다. 2026년에는 1000만명을 돌파해 20.8%에 달한다. 마흔 중년이 65세가 되는 2040년에는 3명중 1명(32.2%)이 고령자다. 스무살 청년이 65세에 도달하는 2060년 고령인구는 40%를 넘는다. 숫자로는 무려 1760만명이다. 40~50대가 '애' 취급받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기대수명도 빠르게 늘고 있다. 1990년 71세였던 것이 2013년엔 82세로 늘었다. 현재 20~30대 상당수는 ‘100세 시대’를 누릴 것이다. 그러나 장수가 반드시 축복은 아니다. '빈곤'을 피하지 못하면 미래 노인들이 겪을 고통은 늘어난 수명에 비례한다. 고령자의 절반은 중위소득(2013년 2240만원)의 50% 미만, 빈곤선에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 근로연령인구(18~65세) 가운데 '빈곤선' 미만 생활자는 10% 정도다. 근로연령대를 벗어나기 무섭게 노인들이 빈곤에 빠져들고 있다.
'노인빈곤'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 자구(自球)를 원하는 노인들에겐 우선 일할 기회를 많이 제공해야 한다. 65세 이상 열명중 여섯은 일자리를 절실히 바란다. '일하는 즐거움'보다 생활비를 보태야 하는 이유(54%)가 월등히 높다. 일할 능력이 없거나 일을 해도 가난에 시달리는 노인층에 대해선 기초연금 등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한다. 단, 재원은 한정돼 있다. 모든 노인을 지원 대상으로 삼아선 안된다. 가난한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이 젊은 시절부터 노후를 철저히 대비해야 하다. 이는 가장 이상적인 '노인빈곤' 퇴치법이다. 가능하면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질병·사고에 대비한 보험, 각종 자산운용 등 노후준비를 겹겹이 강구해야 한다.
"괴팍한 노인과 청춘은 같이 지낼 수 없다. 청춘은 기쁨에 가득 차 있고, 노년은 근심뿐이다....(중략)청춘은 혈기 왕성하지만, 노년은 무기력하다. 노년아, 나는 너를 증오한다. 청춘아, 나는 너를 숭배한다."
셰익스피어 시(詩) '청열의 순례자' 시구다.
미래는 운명의 손이 아니라,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걸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