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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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경선으로 꼽힌다. 실용주의 경제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후보와 정통 보수 이념을 앞세운 박근혜 후보가 사활을 건 승부를 벌였다. 본게임은 정작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지만 예선전은 사생결단식 집안싸움이었다. '친이'(친 이명박)계와 '친박'(친 박근혜)계의 날선 대립에 당이 쪼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내내 이어질 정도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 급기야 곪았던 고름이 터졌다. 친이계의 '공천 학살'에 반발한 친박계가 대거 탈당해 '친박연대'라는 신당을 급조하면서 분당이 현실화했다. 8년 후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총선에선 복수극이 연출됐다.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이 주도한 '비박'(친이 포함) 공천 학살로 정치권에선 '역사의 평행이론'이란 말이 회자됐다. 결과적으로 두 전직 대통령의 퇴임 후 구속과 재임 중 탄핵으로 '친이·친박'은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
"이 나라를 위대하게 만든 영웅들. " 지난해 무역의 날을 앞둔 12월4일에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된 90여명의 산업역군들을 향해 이재명 대통령이 존경을 담아 치하한 말이다. '대한민국을 만든 손, 그 손을 맞잡다'로 이름 붙인 이날 행사에서 이 대통령은 "지금의 민주주의든, 문화 역량이든 다 경제력에서 나오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엄청난 과학기술·제조·산업 역량은 우리가 가진 힘 그 자체"라며 "참으로 놀라운 성과를 만든 그 중심에 위대한 산업역군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주목받은 참석자가 이영직씨다. 그는 1973년 6월9일 포스코(옛 포항제철) 제1고로(용광로)에서 처음으로 쇳물(용선)이 쏟아질 당시 현장을 지켰던 창립요원이다. 1968년 입사한 뒤 포항제철소 건설 과정에 참여하면서 'K-스틸(철강산업)'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실제로 첫 고로 준공 이후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을 자급할 수 있게 된 우리나라는 포스코가 생산한 쉿물을 바탕으로 조선·자동차·가전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내며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가짜 AI 이국종' 유튜브 채널이 등장해 최근 논란이었다.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을 사칭한 딥페이크 영상으로, 대부분 잘못된 건강정보였지만 개설된지 일주일만에 구독자 4만명을 모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이국종 원장측이 해당 계정을 개인정보 침해로 신고하면서 해당 채널은 폐쇄됐지만, 여러 측면에서 데이터의 힘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과연 진짜 전문가의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했는가. 10년 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알파고는 수많은 기보를 학습하며 인간의 선택을 확률로 해석했고, 이후 등장한 알파고 제로는 통상적이지 않은 전략 개발과 새로운 수까지 창조했다. 이제 흐름은 피지컬 AI(Physical AI)로 넘어간다. AI기반 드론, 로봇, 자율주행, 산업 및 의료 자동화 등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AI를 통칭하는 피지컬 AI는 빠르게 산업 현장에 스며들고 있다. 딜로이트의 '2026 테크트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첨단 카메라와 센서를 갖춘 AI 드론은 창고 재고를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중동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고유가, 고환율 위기가 고조된다. 모든 조건은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 모든 일은 예측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이란 민중들의 시위를 지켜본 미국은 수뇌부만 제거하면 민중들이 봉기를 일으켜 정권을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심각한 오판이었다. 내부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이란혁명수비대는 생각보다 견고했다. 미국의 공격에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뭉치면서 정권 교체를 바라던 대다수 목소리는 오히려 전쟁의 포화 속에 묻히고 말았다. 더욱이 이란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쥐고 걸프만 인근의 원유 생산지를 공격하고 겁박하면서 전세계 원유 시장을 쥐락 펴락하기 시작했다. 전쟁으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앞에 펼쳐진 셈이다. 당초 예상보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쟁의 후폭풍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고, 원/달러 환율은 마지노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이제 시장에선 유가 150달러 전망은 물론 이 보다 더 급등하는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올해 은행들의 핵심 과제는 생산적금융이다.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금융까지 5대 금융그룹이 발표한 생산적금융 규모만 500조원이 넘는다. 앞으로 5년간 각 금융그룹이 비슷한 산업에 투자, 보증, 대출로 이 금액을 투입한다. 정부가 깃발을 들고 이끌고 있지만 생산적금융은 우리 금융산업이 가야할 길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 상업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이 한국 은행들에 비해 배 이상 높은 것은 관치로 대출금리를 눌러서가 아니다. 그들은 높은 리스크를 감당하고 그에 상응하는 돈값(이자)을 받기 때문이다. 반면 그런 리스크를 선별하고 감당할 능력이 부족한 우리 은행들은 안전한 담보 위주의 영업에 치중했고 국내 은행산업은 '저위험-저수익 구조'에 익숙해져 있다. 마진이 작으니 양을 늘려 성장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엄청난 가계부채이기도 하다. 금융그룹 회장들을 만나 보면 모두 생산적금융에 진심이다. 새 정부의 핵심정책이어서가 아니라 한국 금융이 더이상 부동산, 가계대출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사업을 하는 파루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어찌 된 영문인지 십수년째 방역관련 테마주로 꼽힌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 2020년 코로나19 창궐 때 어김없이 주가가 급등했다. 이 회사가 처음 방역관련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손 세정제'와 해충퇴치제를 만든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미미하지만, 시장에선 이미 방역테마주로 묶였다. 지난해 파루 매출액에서 손 세정제 등 위생환경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마주로 한번 묶인 이후 바이러스가 확산할 때마다 손 세정제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단순한 논리에 이 회사의 주가가 급등했다. 2009년 신종플루가 확산하던 시절 파루의 주가는 단기간에 10여배 올라 시가총액이 1500억원 정도로 커지기도 했다. 이후 2015년과 2020년에도 짧은 시간 주가가 급등하다 급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본업인 태양광보다 부업인 손소독제가 부각되는 기이한 현상이 연달아 벌어진 것이다.
'현실이 벽처럼 느껴질 때/ 시작이 두려워질 때/ 당신에게 숨어있는 열정을 찾아야 할 때/ 당신에게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기회와 도전/ 당신의 기회와 도전을 위해 '모두의 창업'이 찾아옵니다. '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흘러나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모두의 창업' 공익광고를 바라보던 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대표는 씁쓸하게 말했다. "지원정책만 보면 한국은 창업하기 좋은 나라죠. 그런데 막상 시작하면 많은 창업가가 전혀 차원이 다른 현실의 벽을 느끼게 됩니다. 규제라는 벽을요. " 규제로 좌절하는 창업가를 숱하게 봤다는 그는 청년들에게 창업을 이야기할 때 '독려'나 '권유'보다 '현실'부터 짚어준다고 했다. "아무리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좋아도 창업에 뛰어들기 전에 규제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이재명정부가 창업을 국가성장전략의 핵심축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가가 판을 깔겠다고 했다.
최근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데자뷔 같다는 얘기가 시장에 회자되고 있다.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과 사모신용 시장에서 터져 나오는 환매 요구가 당시와 닮았다는 지적이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란 전쟁 이후 3월 들어 16일까지 약 38% 올랐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65%에 이른다. 이는 브렌트유 가격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70달러선에서 2008년 7월 한 때 147달러까지 치솟았던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사모신용 시장에서는 지난 2월 앤트로픽이 법률과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도구를 선보이면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대출 부실 우려가 부각됐다.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된 탓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사모신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대출 비중은 25~30% 달한다. 사모신용 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레버리지(차입)를 더해 기업에 대출하는 상품으로 통상 연 10~15%의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칸막이 설치, 안내문 부착, 주기적 환기, QR코드, 자가진단, 예방접종, 공기청정기 구비, 사고발생시 병원 이송, 관계기관 신고'. 얼마전 카폐·음식점에 이같은 정부 지침이 내려왔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반려동물 동반출입 음식점 시설 기준을 담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얘기다. 6년 전과 판박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공포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특정 집단에겐 적잖은 충격이다. 내용은 이렇다. 개와 고양이를 출입시키는 음식점은 식품시설에 칸막이와 울타리를 설치하고 음식물에 뚜껑 덮개를 사용해야 운영할 수 있다. 또 동물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미접종시 출입금지) 동물 전용공간 등을 구비해야 한다. 이외에도 자잘한 준수사항이 한바닥이다. 규정을 위반하면 최장 20일의 영업정지를 당한다. 자영업자에겐 공포 그 자체다. 제도가 시행되자 현장은 어수선하다. 규정을 지키려는 사업자와 평소처럼 시설을 이용하려는 반려인의 실랑이가 이곳저곳에서 벌어진다. 급기야 유명 배우 출신이 운영하는 애견카페에선 다툼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났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의 집(사저)이 매물로 나왔다는 기사가 지상을 달궜다. 대통령이 사저를 팔지를 놓고 이렇게 논란이 된적이 있었던가. 30년 전의 흐릿한 기억까지 더듬어봐도 한번도 없었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임기가 아직 4년이나 남았다. 시기도 매우 이례적이다. 그간 대통령의 집이 주목받는 건 퇴임이 임박한 임기 말이 대부분이었다. 대통령의 사저는 우리 정치사와 맞닿아 있다. 김영삼과 김대중, 두 전 '김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둘은 모두 임기 내내 집을 보유했고 퇴임 후 그 집으로 돌아갔다. 두 김 대통령의 집은 민주화의 현장이었다. 수많은 가택연금과 단식, 민주화 선언과 비밀 회동이 이뤄졌고 재야·민주화 인사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그렇게 상도동계와 동교동계가 탄생했다. 직선제 대통령으로 정치 인생의 정점을 찍은 두 김 대통령이 그 집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내내 무주택자로 지낸 유일한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기에 앞서 살고 있던 명륜동 빌라를 처분했다.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 한 살 정도는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무부가 보고한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논의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러면서 "논쟁점을 정리해 보고 국민들 의견도 수렴해 두 달 정도 후에 결론을 내자"며 성평등가족부에 공론화 과정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에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공약했지만, 구체적인 기준 연령은 제시하지 않았다. 당시 "사회적 인식 수준에 맞춰 적정 연령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법 개정 가능성까지 열어둔 메시지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연령(13세), 공론화 시한까지 함께 언급하며 무게가 달라졌다. 1953년 형법 제정 이래 개정된 적이 없는 이 기준을 바꿀 수 있는 논의가 공식 테이블에 오른 셈이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으로, 형사 책임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만약 1막에서 무대에 총을 걸어뒀다면 마지막에 반드시 발사돼야 한다. "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가 남긴 말이다. 지금은 연극계뿐 아니라 외교 현장에도 메타포(은유)로 널리 쓰이는 표현이다. 지난달 이란과 핵협상 도중에 중동 해역으로 증강된 미군 항모들은 말하자면 '트럼프의 총'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지도부를 공격하기 전에 강력한 '신호'를 이란과 국제사회에 보낸 것이다. 그리고 총은 발사됐다. "까불면 다친다. " 미국은 1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했다. 백악관 소셜미디어(SNS)엔 격식을 차렸다고 보기 어려운, 욕설이 담긴 표현이 등장했다. "까불어 봐, 그럼 알게 된다"는 줄임말 'FAFO'(Fxxx Around, Find Out)다. 지난달 미국 합참의장이 군사 공격을 만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러면서 "결정권자는 나"라고 말했다. 그 말을 증명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을 결정했다. 이란은 최고지도자는 물론, 군 수뇌부가 한꺼번에 '폭사'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