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중은행 모든 지점에 대해 CCTV 자료 보존을 요구했다. 은행 지점의 CCTV는 의무 보존기간인 두 달이 지나면 삭제가 가능하다.
금감원은 또 ISA 판매건수가 많은 일부 시중은행에 대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선별해 자체 점검한 뒤 문제가 있으면 금감원에 보고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확인되면 금감원이 제재할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ISA를 판매하고 있는 전 은행에 대해 영업지점의 CCTV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보존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3월 14일 첫 출시된 ISA는 현재 판매기간이 2개월이 넘었다. 은행들은 영업지점별로 CCTV를 설치하며 관련 규정상 CCTV 자료를 2개월간 의무적으로 보존해야 한다.
금감원이 CCTV 자료 보존을 요구한 것은 ISA 불완전판매가 출시 초기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이 2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CCTV 자료를 삭제하면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할 수가 없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최근 NH농협은행, KEB하나은행, 부산은행 등 일부 시중은행에 대해 특정 지점 수십 곳의 CCTV 자료를 자체 점검하도록 했다. 점검 대상 지점들은 출시 초기에 ISA 실적이 비정상적으로 몰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CCTV 자료가 방대하기 때문에 금감원이 직접 확인하기보다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점검하도록 한 것"이라며 "CCTV를 자체 점검한 뒤 문제가 발견되면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ISA 출시 첫날 15만명을 끌어들여 은행권 전체 실적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ISA 판매 첫날 직원 성과평가지표(KPI)를 평소보다 3배 높게 부여해 과당경쟁과 불완전판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금융당국이 출시 한달 안에 개설된 ISA 계좌의 가입금액을 최근 조사한 결과 1만원 이하 소액계좌 비중이 은행권은 74.3%에 달했다. 이중 NH농협은행이 평균 가입금액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은행들이 과당경쟁을 하면서 실속 없는 '깡통계좌'만 양산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ISA는 고객이 반드시 지점에 직접 찾아가서 가입해야 하는데 은행별로 경쟁이 붙으면서 대리 가입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은 이번 CCTV 점검을 통해 고객이 ISA에 가입한 날짜에 실제로 지점에 방문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ISA는 금융위원회가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의 하나로 내놓은 상품이다. 그동안 ISA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금감원이 적극적으로 현장검점에 나서지 못한 것은 금융위가 밀고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ISA 출시 직전 "투자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중대한 위규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