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내년부터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GA(법인대리점)형' 점포를 도입한다. 일부 보험사들이 각종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자사형 GA를 운영하고 있지만 자사 보험상품만 판매하는 GA를 운영하는 것은 메리츠화재가 처음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다음 달 1일부터 전국의 12개 지역본부 산하 221개 점포를 102개 초대형 점포(본부)로 통합할 예정이다. 새로운 영업조직이 자리를 잡으면 내년부터는 각 본부장이 △정규직 △계약직 △사업가형 중 선택해 전환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본부장이 사업가형을 선택하면 해당 본부는 GA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기존 메리츠화재 계약을 계속 유지한 채 메리츠화재 상품만 판매하게 된다. 사실상 '인하우스 GA'를 운영하게 되는 셈이다. 사업가형으로 전환을 원하지 않는 본부장은 계속 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그간 전속설계사(TA)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신인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설계사 정착률이 낮아 잦은 인력 이탈과 영업조직 경쟁력 문제로 고심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화재는 영업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해 계열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초대형 거점 점포 전략를 벤치마킹했다. 앞서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2년부터 전국 32개 지점을 5개로 줄이고 초대형 센터로 전환했다. 한 센터 당 투자상담 직원 150여 명을 배치해 고정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였다. 그 결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메리츠화재도 이번 점포 통폐합으로 상위 관리 조직을 없애고 본사가 지점을 직접 관리하게 된다. 기존 본부 및 지역단 형태의 관리조직 축소로 절감되는 운영비는 주로 영업 수수료 재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설계사들이 GA로 옮기는 가장 큰 이유가 같은 상품을 팔고도 GA보다 낮은 수수료를 받기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수료를 GA 수준으로 인상하는 데 사용한다. 거점식 초대형 점포를 만드는 것도 설계사의 출퇴근 부담 등을 줄인 GA와 비슷한 구조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번 영업조직 개편의 핵심은 비용을 줄이고 보상은 늘려 소속 설계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며 "점포통폐합으로 줄인 비용 중 일부는 보험료를 낮춘 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애써 영업조직을 키워놓으면 속속 GA로 이탈하는 데 대해 다들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그렇다고 서로 인력쟁탈 하면서 신인을 안 키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 메리츠화재의 시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