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온 한진그룹 "자금지원 못한다"

권다희 기자
2016.09.06 09:58

한진그룹, 채권단에 "하역비 등 지원은 배임이슈로 어렵다"

채권단의 만장일치로 추가 지원 불가 결정을 받은 한진해운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법정관리(기업회생) 신청 여파로 발생한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신규자금을 투입할 순 없다는 입장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대신 항공기 지원 등 자금지원 외 가능한 모든 지원책을 마련해 채권단에 다시 제출키로 했다.

6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저녁 한진그룹은 KDB산업은행, 금융당국 등에 "한진해운 하역비 등의 자금은 배임이슈로 인해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건넸다. 채권단이 지난 4일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으로 초래된 사태를 해결하는데 일차적으로 대주주의 책임이 필요하다"며 한진그룹 측에 책임분담 방안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한진그룹 측은 현재까지 "자금지원은 힘들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지급이 시급한 하역비 등을 내는 데는 돈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전날 한진그룹 측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 냈던 최대 5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한진해운이 회생형 청산에 들어갈 경우 가동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이미 법정관리가 신청 돼 정상적인 영업이 안되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일단 한진그룹은 자금지원 외 항공기 지원 등 가동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재검토해 채권단에 추가로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와 채권단이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한진그룹이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진그룹 측도 현재의 물류대란을 좌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전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안전하게 화물을 운반할 책임은 기본적으로 한진해운에 있다"며 "한진그룹이 화물 하역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이 실질적으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거란 데는 회의적인 시각이 높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그룹 측 주장의 골자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신청을 하기 전 채권단에 제안한 걸 향후 다시 해보자는 얘기지만 이는 지금 필요한게 아니"라며 "화물 하역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일 기준 한진해운 선박 128척 중 억류되거나 입출항 금지로 비정상 운항 중인 배는 79척(컨테이너선 61척, 벌크선 18척)이다. 79척의 선박엔 30여만개의 컨테이너가 실려 있다.

금융당국 및 채권단 관계자들은 현재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각국 법원으로 부터 강제집행 금지명령(스테이오더)을 받는 게 시급하단 주장이다. 스테이오더를 받으면 일단 용선료 지급 부담이 사라져 물류대란을 해소할 수 있는 전체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한진해운 측은 현재 미국 등 43개국 법원 각각에 개별적으로 스테이오더를 신청했으며, 5일 일본 도쿄지방법원으로부터 스테이오더를 승인받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