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증세' 앞두고…부자 절반 이상 "지금 세율도 높다"

변휘 기자
2017.08.02 10:00

KB경영연구소, 한국부자보고서 발표…평균 부동산가치 28.6억원 "첫 구입은 강남 아파트"

정부가 ‘부자 증세’를 공식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절반은 ‘현재 세율도 과도하다’고 여겼다. 또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의지에도 부동산을 처분하겠다는 대답은 20.2%에 불과했다.

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 가운데 57%는 ‘현재 세금 부과율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KB경영연구소는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 4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5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산이 많을수록 세금에 대한 부담도 더 크게 느꼈다.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보유한 슈퍼리치는 68%가 세율이 과도하다고 답했다. 상속·증여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도 ‘상속·증여세 부담’이 64.6%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1.1%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정부가 거듭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하고 있음에도 부동산에 대한 부자들의 선호는 여전했다. 한국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1인당 평균 28억6000만원으로 국내 전체 가계의 평균 부동산 자산 2억5000만원의 약 11배에 달했다.

한국 부자들은 전체 투자자산의 35.8%가 부동산(거주용 부동산 제외)이었다. 이는 지난해 ‘세계 부 리포트’가 발표한 글로벌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 17.9% 대비 두 배에 가까운 비중이다. 투자하는 부동산 유형(복수응답)은 아파트(49.0%), 토지/임야(48.7%), 빌딩·상가(42.6%) 순이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도 부동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하겠다’는 응답은 20.2%에 불과했다. 반면 ‘현 상태 유지’(39.4%), ‘전·월세 등 임대 형태 변화’(22.3%), ‘다른 고수익 부동산 투자’(12.3%) 등 계속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74%였다.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으로는 ‘재건축 아파트’(27.7%)를 선호했다.

한편 부자 5명 중 1명(19.1%)는 50억 이상(100억 이상 4.3% 포함)의 부동산을 보유했으며, 이들이 처음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시기는 1990년대 후반(21.6%)이 다수였다. 첫 구입 지역은 서울 강남(30.9%)이 가장 많았고 강북(19.4%)을 더하면 서울이 절반 이상이었다.

시기별 첫 구입 지역에서는 수도권 개발 흐름도 엿볼 수 있었다.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던 1980년대 중반까지는 서울 강남의 비중이 가장 높았던 반면 노원·마포구 등에 대규모 주택 단지가 건설된 1980년대 후반에는 강북, 분당·일산 등 서울 근교 신도시 건설이 이루어진 1990년대 초에는 경기 지역 구입 비중이 높았다.

부자들이 현재 거주하는 곳은 서울 강남이 39.9%로 가장 많았고 경기·인천(20.7%), 서울 강북(14.5%) 순이었다. 거주 지역을 선택한 이유로는 '쾌적한 주변 환경'(21.7%), '좋은 교육환경'(19.0%) 등을 꼽았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촌'(복수응답, 1·2순위 합계)은 '강남구 압구정동'(47.4%), '용산구 한남동' (21.9%), '강남구 청담동' (21.2%), '강남구 대치동'(19.1%), '서초구 반포동'(10.1%) 등이었다. 다만 '앞으로 5년 내'로 부촌 평가의 범위를 넓히면 청담동, 대치동, 성북동, 평창동 등 전통 부촌의 비중은 감소하고 반포동, 잠실동 등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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