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불장서 소외되는 금융주, 왜?...PBR도 '털썩'

역대급 실적에도 불장서 소외되는 금융주, 왜?...PBR도 '털썩'

박소연 기자
2026.05.19 08:11
최근 한달간 4대 금융지주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최근 한달간 4대 금융지주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올해 1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써내려간 국내 금융지주 주가가 '불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에도 최근 한 달간 코스피가 2000포인트 가까이 오름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다. 업계에선 견고한 실적과 역대급 주주환원 정책에도 금융주 가치가 절하되는 배경에 '정책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최근 한 달간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평균 5%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가 14.2%, 하나금융지주 7.5%, 신한지주 6.5%, KB금융 5.7% 각각 하락했다. 회사마다 등락세와 변동 폭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191.92에서 7516.05로 1,324.13포인트(21.4%)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지주 주가는 한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배에 불과했을 만큼 대표적인 저평가주였다. PBR이 1배보다 낮으면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 주가가 낮게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주는 지난해 말 코스피 '랠리' 국면에서 역대급 실적과 배당 기대감, 주주 친화적 정부 정책에 힘입어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 5000 돌파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2월11일 KB금융과 JB금융이 장중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돌파했다. 비로소 기업의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과 동일한 수준이 된 것이다.

그러나 금융주의 상승세는 지속되지 못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스피가 5000일 때도, 6000, 7000일 때도 금융주 주가는 동일하다"고 했다. 실제로 금융주는 코스피가 5000포인트대였던 2월 고점을 찍은 이후 세 달 가까이 박스권 또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KB금융의 PBR은 0.93배, JB금융은 0.80배로 내려앉았다.

금융지주의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정책엔 문제가 없었단 평가다. 생산적·포용금융 원년인 올해 1분기에도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은 나란히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우리금융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소폭(2.1%) 역성장 했다. 4대 금융지주는 주당 현금배당 규모를 키우고 자사주 전량 소각, 비과세 배당 등을 앞다퉈 발표하는 등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국내 증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주 쏠림이 극심하단 점을 감안해도 금융주의 부진은 과도하단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배경으로 다양한 위기 요소를 꼽는다.

먼저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이 '밸류업'과 상충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금융지주가 올해 들어 각종 포용금융 정책을 이행하는 가운데서도 정부는 최근 금융권을 향해 '준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금융 강화와 함께 신용평가 체계에 대한 개편도 주문하고 나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주가 갑자기 올라오기 시작한 게 윤석열정부 때 이복현 금감원장이 '밸류업'을 강조하면서부터"라며 "이후 정부가 금융권에 청구서를 보내고 관치금융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마다 주가가 빠진 바 있는데 최근의 부진은 'YB 디스카운트'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 입장에선 저신용자에게 대출금리를 낮추라고 하면 상식에 반하는 것인데 한국 금융주가 매력이 있겠나"라고 했다.

실제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연차보고서의 '투자 위험' 항목에서 "생산적·포용금융 등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고, 자산 건전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 등을 기재했다.

머니무브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전통적 은행산업의 성장성이 떨어진단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국내 금융지주는 모두 은행을 최대 이익 기반으로 삼고 있는데, 자금의 흐름이 자본시장으로 넘어가면서 기존의 성장 공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단 것이다. 당장은 비이자·비은행 부문 수익성을 극대화해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은행지주의 성장성이 증권사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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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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